아브라함과 나(방패, 지극히 큰 상급)
◎성경/ 창15:1-7 ◎찬송/ 10,382,354장(2012.6.10. 주일오전/ 둔산제일)
1. "이 일 후에"(1절)로 출발하는 본문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 두 가지 일이 있었음을 바로 앞 *창14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가나안 지역에 이주해서 가까스로 자리를 잡은 아브라함이 토박이 부족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일어났다. 한 부족이 아니라, 가나안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4개 부족 연합군을 건드렸다. 내용인즉 이렇다.
아브라함이 이주해서 살고 있던 가나안 지역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4개 부족 왕들이 연합군을 형성해서 소돔과 고모라 지역을 침략했다. 4개 부족의 왕들이 연합군을 형성해서 소돔과 고모라 지역을 침략한 이유는 조공 바치기를 거절하고 더 이상 주군으로 섬기지 않겠다고 그들을 배반한 까닭이었다. 이 전쟁에서 소돔과 고모라는 이 전쟁에서 크게 패하고 모든 재물을 빼앗기고, 사람들은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는데, 문제는 소돔과 고모라 지역에 자리잡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가족도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다.
-. 조카 롯이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아브라함은 "집에서 길리고 훈련된 용사 318 명"을 데리고 멀리 단 지역까지 쫓아가서 어두운 밤을 이용해 기습 공격으로 조카 롯의 가족을 구출하고, 빼앗겼던 재물을 도로 찾아왔다. ⇒ 밤에 기습을 해서 ① 사로잡혀간 사람들과, ② 빼앗긴 가축과 재산을 찾아왔지만, 아브라함에게는 염려와 걱정과 두려움이 컸다. 왜냐하면 "벌집을 건드린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야밤에 기습 공격으로 잡혀갔던 사람과 빼앗겼던 재산을 되찾아 왔지만, 날이 밝은 후에 4개 부족 연합군이 아브라함 일행에게 보복하게 되면 이는 참으로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아브라함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오늘 본문 *창15장 1절에, 아브라함을 찾아오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아브라함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이었겠는가?(아브라함이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하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향하여 가장 먼저 "아브라함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실 이유가 없지 않은가?)
2) 아브라함에게 두 번째 고민이 있었다. 그는 이번에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절호의 기회, 찬스)가 있었는데, 이 기회를 거절했다. 오직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당당하게 소돔과 고모라 왕의 호의를 거절했지만, 아브라함에게 조금의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내용인즉 이렇다.
-. 아브라함이 귀환할 때, 소돔 왕이 아브라함 일행을 환영했다. 그리고, 극진하게 예우를 하면서 소돔 사람들만 보내고, 되찾아 온 가축과 재물은 모두 가져가도록 제안을 했다. 소돔 왕의 제안에 아브라함은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호의를 거절했다. 실 한 오라기나, 신발끈 한 가닥까지도 가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성경은 *23절에서 밝히고 있는데, "(훗날) 나 소돔 왕이 아브라함을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고 할까 봐서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를 부자로 만들어 주셨다."고 고백하고, 자랑하겠다는 신앙의 결단을 표한 것이다.
-. 그러나, 그러나 생각해 보라.
한 번만 눈 딱 감으면 더 많은 재물이 일순간에 내 것이 된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니, "일확천금"이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얻는다는 뜻으로, 노력(努力)함이 없이 벼락부자(-富者)가 되는 것"을 의미할진대, 이 번 아브라함에게 해당하는 말이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아브라함은 생명을 담보로 한 전쟁을 통해서 사람과 재물을 되찾아 왔다. '단' 지역까지 행군을 해서, 야밤에 고생 고생을 해서 얻은 값진 전리품인 것이다. 어찌 보면, 정당한 대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이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닌, 소돔 왕이 아브라함을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는 오해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신앙적인 자존심' 하나로 이 많은 재물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여러분이 아브라함이었다고 하면 여러분에게는 한 점 후회나, 아쉬움이 없겠는가?…. 아브라함도 우리와 동일한 성정을 가진 사람이다. 어찌 아쉬움이 없겠는가?
-. 사실, 우리에게 있는 후회나 아쉬움 가운데 신앙적인 이유로 인해서 물질적인 큰 이익을 포기했을 때의 아쉬움이 엄연하게 존재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① 한 번만 눈을 감았더라면, 큰돈을 벌 뻔한 기회가 있었는데, ② 조금만 악과 타협했더라면, 보통 사람이 그러듯이 조금만 양심을 접어 두었더라면 부귀와 지위를 얻을 수 있었는데, ③ 원칙대로 살다가 오히려 오해도 받고, 손해도 보고, 남에게 비난을 받기도 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아브라함은 눈 감을 필요도, 악과 타협할 필요도, 원칙을 앞세울 필요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오늘 우리 표현을 사용하자면, "꼬장거리고"(?) "앞뒤 꽉 막혀서"(?) 소돔 왕의 호의를 거절한 것이다. 어찌 단숨에 이 일을 머리에서, 기억에서 지울 수 있었겠는가?
2. 이러한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단숨에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신다. 역시, 하나님은 멋쟁이시다. 어쩌면 그렇게도 지금 아브라함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듯이 헤아리고 계신지…
*1절 말씀이다. "이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환상 중에 아브람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1) 나는 너의 방패다.
벌집을 건드려 놓으면, 해결할 사람은 따로 있다….
예화) 1996년 여름으로 기억한다. 서울 약수동에서 부목사로 교회를 섬기면서, 청년부 여름 수련회를 인도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한 시간 조금 더 떨어진 양평 너머에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도원이 있었다. 장로님 한 분이 2,000여 평의 야산을 기증해서 그 곳에 두 개 동의 조립식 건물을 지어 기도원으로 사용했다.
수련회 첫 날, 청년들과 함께 수련회 장소에 도착해서 벌 한 마리에게 따끔한(?) 일침을 맞았다. 청년들이 사용한 차량 바닥 발판이 흙먼지에 범벅이 되어서 기도원 마당에 있는 나무에 그 판을 툭툭 쳐서 먼지를 털어냈는데, 꼭대기에 벌집이 있었던 것이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자꾸 치니까, 벌 한 마리가 내게 경고를 한 것이다. 본래 촌놈(?) 출신이라서 벌 한 방 정도야 벌침(?) 맞았다고 치면 되니까, 그냥 털어내고 말았다.
그런데, 다음 날 일이 벌어졌다. 청년회 임원 중 한 명이 벌에 여러 방 쏘였는데, 도시에서 자란 탓에 면역이 없어서 몸이 붓고 현기증을 일으킨 것이다. 급히 인근 보건소에 가서 주사를 맞게 하고 쉬도록 했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고마운 일(?)이었다.
사연인즉, 그 청년회 임원은 신학을 전공하는 청년인데, 비록 키는 작아도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가진 다부진 청년이었다. 이 청년이 '감히 우리 목사님을 쏘다니… 목사님의 원수를 갚아주마!'- 에프킬라 한 병을 가지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용감무쌍하게 벌집을 향해 분사!!! - 태권도 사범(?)답게 순식간에 왕벌 20여 마리를 사살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그야말로 '벌 떼처럼'(?) 달려드는 벌들에게 벌침 세례(?)를 받은 것이다.
듣고 보니, 이 청년이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였다. 나도 의리가 있지! 이 청년의 원수는 내가 갚아 주어야겠는데, 촌에서 이런 일들은 두 분 형님 몫이었지 내 몫이 아니었기에 모든 청년과 함께 솟아나는 울분(?)만 삼킬 뿐이지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기도원 관리집사님이 이 소식을 듣고 올라왔다. 이북출신인 이 집사님은 젊은 시절 돈을 벌어 자녀를 잘 키워놓은 분이다. 여생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기도원 관리하면서 살고 싶다고 기도원이 있는 동네에 집과 논밭을 사서 기거하던 분이었다. 드디어 벌들이 임자(?)를 만난 것이다. 시골 경험이 풍부한데가, 이북출신(?)을 만났으니 이 벌들이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 아닌가? 어둠이 짖게 내린 그 날 밤, 벌집에 있던 모든 벌들은 이 집사님이 치켜든 장대 끝의 횃불에 날개가 타거나 온 몸이 타서 늦가을 상수리 나무에서 상수리 쏟아지듯이 전멸했다.
⇒ 때로 벌집을 건드려 놓은 것처럼 불안하고, 염려할 일들이 있는가? 내가 해결 못할 일들로 인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가? 하나님께 맡기라. 하나님께서 방패되어 주시면 된다. 아니, 하나님께서 방패 되어 주셔야 된다.
*벧전5:7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본문 1절 "아브라함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다."(각자 이름을 넣어서 상반절만 읽어본다.)
2) 이어지는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이다. "나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아브라함아, 잘 했다. 그렇지, 애굽 왕 바로가 아니라, 나 여호와가 너를 살펴주었지. 그렇지, 소돔 왕이 아니라, 나 여호와가 너를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지. 그것이 신앙인의 자존심이지. 고맙다. 네가 지킨 자존심으로 인하여 나 여호와가 이제 영광을 받을 것이다. 그래. 이제 내가 너를 축복할 차례가 된 것 같구나…." 이것이 아브라함을 대하는 우리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오는 것을 보는가? 염려하지 말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상급이 되어 주실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고, 우리에게 큰 상급이 되어주실 것이다.
자신 있게 말하라. "나를 부요하게 하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셨다."고. "나를 부자로 만드실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시다."라고. 편법을 쓰려고 하지 말라. 정도를 걸어라. 위축되지 말고, 성실하게 일하라. 당당하게 일하라. 우리의 상급이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 삶의 현장에 동행하신다. 이 믿음을 소유하라. 확고한 믿음으로 굳게 서서 여호와 하나님께 인정받으라.
본문 *6-7절을 함께 봉독한다. "6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7 또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소유를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