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제일장로 교회 입니다.

* [기도] 후 끝부분에 감동적인 이야기 하나를 남겼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l

하나님을 닮은 모습으로(2): 덕

◎성경/ 벧후1:1-11(2) ◎찬송/ 9,458,451장(2020.3.22. 주일오전)

예수 그리스도 복음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를 넘어 땅 끝까지 전파 되면서(행1:8) 처음교회(예루살렘교회)는;

(1) 율법을 오해하여 잘못된 선민의식(選民意識)에 사로잡힌 유대교라고 하는 큰 산을 넘어야 했다. 하나님은 유대인으로 율법과 유대교에 정통한 바울 사도로 하여금 '믿음으로 얻는 구원'(이신칭의)을 그의 13개 서신에 기록으로 남겨 유대교의 큰 산을 넘게 했다.(롬,고전,고후,갈,엡,빌,골,살전, 살후,딤전,딤후,딛,몬)

(2) 로마 제국하에 몰려오는 거짓 교사와 거대한 세상 권력과 썩은 세상 문화의 유혹이라고 하는 두 번째의 거대한 산을 넘게 되는데 7개의 공동(보편)서신이라고 하는 하나님 말씀이 힘이요 무기가 되었다.(약,벧전,벧후,요일,요이,요삼,유)

(3) 베드로전서는 하나님의 백성인 성도들이 '거짓 가르침'과 세상의 '썩은 삶의 유혹'에 맞서 승리할 것을 권고한다. 바로 "신성한 성품"(신적 성품, 하나님의 본성, 하나님을 닮은 모습) 8가지다.(벧후1:4-7) 그 두 번째가 "덕"이다.

*벧후1:4-7 "4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 5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6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7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

(4) 덕(아레테, αρετη)은 당시 헬라 문화의 배경에서는 그 사람의 '탁월함'이나 '유명함'을 뜻했다.

⇒ 바울 사도는 '사랑에 의해 촉발되고 격려 받아 상대방을 온전히 세워주려는 선한 행실'(고전8:1하, 10:23-24, 14:12)로 보았다.

*고전8:1하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

*고전10:23-24 "23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24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고전14:12 "그러므로 너희도 영적인 것을 사모하는 자인즉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하여 그것이 풍성하기를 구하라."

⇒ 베드로 사도는 이 단어를 '그가 부르신 성도를 끝까지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인격적인 능력, 곧 그분의 용서와 인내, 온유와 지혜, 그 신실하심까지를 포함하는 사랑의 능력'(벧후1:3)에 근거하여,

*벧후1:3 "그의 신기한 능력으로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이는 자기의 영광과 덕으로써 우리를 부르신 이를 앎으로 말미암음이라."

'하나님께서 부르신 형제들을 대하여,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에게 베푸시고 보여주신 하나님의 덕을 따라서 우리도 그렇게 형제를 붙들어 주고 그를 온전히 세우기까지 돕고 견디며 끝까지 기다려주는 신실한 사랑으로 말미암는 신성한 성품(하나님의 본성)을 닮아가는 것'으로 보았다.(벧후1:4-7)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취한 '아름다운 덕'이다.(벧전2:9)

*벧전2:9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1. 성부 하나님의 '부르심'과 '택하심'이 덕이다.(고전1:26-29, 신7:6-8, 롬10:11-13)

온 우주 만물과 사람을 창조한 창조주요, 온 우주 만물과 역사를 통치하는 절대주권을 가지신 성부 하나님 아버지께서 '덕'이 있는 분이다. 특히, 성부 하나님의 부르심과 택하심이 하나님의 덕을 증명한다.

*고전1:26-29 "26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27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28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29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신7:6-8 "6 너는 여호와 네 하나님의 성민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셨나니, 7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 8 여호와께서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으로 말미암아, 또는 너희의 조상들에게 하신 맹세를 지키려 하심으로 말미암아 자기의 권능의 손으로 너희를 인도하여 내시되, 너희를 그 종 되었던 집에서 애굽 왕 바로의 손에서 속량하셨나니,…"

4.15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국외의원에 선출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공천하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사회적인 지위와 객관적인 실력과 경력을 중시하다보니 덕을 결여한 탓이다. 만약에 하나님께서도 동일한 기준으로 우리를 부르신다면 과연 저와 여러분들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과 선택에 들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감사한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과 택하심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다.

*롬10:11-13 "11 성경에 이르되 ㄱ)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ㄱ) 사28:16), 12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13 ㄴ)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ㄴ) 욜2:32)"

2. 성자 예수님의 '낮아지심'과 '대신 죽으심'이 덕이다.(빌2:5-8, 막10:45/ 막2:13-17, 10:13-16, 요8:1-11 참고)

근본 하나님의 본체로서 하나님과 동등하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실 뿐만 아니라,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셨다. 얼마나 큰 덕인가. 실로 '아름다운 덕'이다.(벧전2:9) 그러니 어제와 오늘, 그리고 주님 오실 그 날까지 우리 안에 이 마음, 곧 그리스도 예수님의 마음 품기를 소망하고 다짐하는 것이다.

*빌2:5-8 "5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세계 인류 역사에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죽은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혹시 '다른 사람을 위해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실상은 남을 대신해 죽은 것이 아니요, 자신의 죽음을 앞당겼을 뿐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내가 그 사람을 대신해 죽었다면, 그 사람은 영생, 영원히 살아야 하겠는데 그 사람도 죽었다.…

오직 한 분, 참 하나님이시오 참 사람이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온 인류를 위해 대신 죽을 수 있는 분인데,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이 대신 죽기 위해 하늘 보좌 버리고 이 땅에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셨다고 성경은 말씀한다. *요3:16과 함께 복음의 핵심 구절인 *막10:45 말씀이다.

*막10:45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 실제로 우리 주님이 보여주신 덕은 복음서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셀 수 없이 많지만, 세 곳을 소개한다.(막2:13-17, 10:13-16, 요8:1-11)

① 공생애 초기 제자들을 부르실 때 매국노요 죄인으로 여겨졌던 세관원 레위(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의 집에서 보여주신 주님의 덕이다.(막2:14-17)

*막2:14-17 "14 또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15 그의 집에 앉아 잡수실 때에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앉았으니 이는 그러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예수를 따름이러라. 16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죄인 및 세리들과 함께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세리 및 죄인들과 함께 먹는가' 17 예수께서 들으시고 그들에게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

② 공생애 중기 주님은 사람 숫자에도 들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제자들에게 분노하시고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고 하시면서 품에 안고 축복하셨다. 우리 주님이 보여주신 주님의 덕이다.(막10:13-16)

*막10:13-16 "13 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 14 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어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 16 그 어린 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

③ 공생애 후기 십자가를 앞둔 주님은 간음하는 현장에서 붙잡혀 꼼짝없이 돌에 맞아 죽어 돌무덤이 될 여인을 구해주셨다. 주님이 보여주신 긍휼하심이요, 덕이다.(요8:1-11)

*요8:1-11 "1 예수는 감람 산으로 가시니라. 2 아침에 다시 성전으로 들어오시니 백성이 다 나아오는지라 앉으사 그들을 가르치시더니, 3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 4 예수께 말하되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5 ㄴ)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ㄴ) 레20:10, 신22:22이하) 6 그들이 이렇게 말함은 고발할 조건을 얻고자 하여 예수를 시험함이러라 예수께서 몸을 굽히사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7 그들이 묻기를 마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8 다시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9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나가고, 오직 예수와 그 가운데 섰는 여자만 남았더라. 10 예수께서 일어나사 여자 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 11 대답하되 '주여, 없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니라."

3. 성령님의 은사를 '각 사람에게' '서로 같이 돌보게' 주심이 덕이다.(고전12:11-30, 12:25/ 고전14:40 참고)

1) 성령님은 하늘의 신령한 은사(선물)를 주실 때에 어느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시지 않고 "각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주셨다.(고전12:11-30)

*고전12:11-30 "11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

그러면서 그 유명한 "몸의 지체 각 부분 비유"를 소개한다. 하나님은 몸의 어느 한 부분(지체)을 편애하지 않으시고,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다. 성령님이 은사(선물)를 주실 때에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의 덕을 본받아 각 사람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셨다.

2) 성령님은 하늘의 신령한 은사(선물)를 주실 때에 "서로 같이 돌보게"(유익하게) 하도록 하셨다.(고전12:25/ 고전14:40 참고)

*고전12:25 "25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공동번역, '서로 도와 나가도록') 하셨느니라. (26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고전14:40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

(표준새번역, "모든 일을 적절하게, 또 질서 있게 해야 합니다.")

(공동번역, "다만 나는 여러분이 모든 일에 점잖게, 또 질서 있게 처리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4. 믿음에 덕이 있어야 한다.

덕이 없는 믿음은 이기적인 종교적 욕망으로 흘러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다. 바리새인이 그랬다. 덕이 있는 믿음이 참 믿음이다.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사순절 넷째주일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 음성이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거짓 교사들(이단)의 거짓 가르침과 썩은 삶의 유혹을 이겨내는 견고한 믿음을 우리에게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견고한 믿음 위에 덕을 더하셔서 하나님께 인정받고 사람에게 빛과 소금이 되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 시간이 많이 흘러 실제 설교에서는 생략했는데, 아쉬움에 남깁니다.
(오래된 책이지요. / 잭 캔필드 & 마크 빅터, 류시와 역,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1)』 서울: 도서출판 이레, 1996. 18-21쪽에 있습니다.)

내가 십대였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나는 아버지와 함께 서커스를 구경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었다. 표를 산 사람들이 차례로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가고, 마침내 매표소와 우리 사이에는 한 가족만이 남았다. 그 가족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열두 살 이하의 아이들이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대식구였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비싸진 않아도 깨끗했고, 아이들의 행동에는 기품이 있었다. 아이들은 둘씩 짝을 지어 부모 뒤에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아이들은 그날 밤 구경하게 될 어릿광대와 코끼리, 그리고 온갖 곡예들에 대해 흥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전에는 한번도 서커스를 구경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날 밤은 그들의 어린 시절에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랑스런 얼굴로 맨 앞줄에 서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고 자랑스럽게 남편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이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당신은 정말 멋진 가장이에요." 남편도 미소를 보내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당은 역시 훌륭한 여인이오."

이때 매표소의 여직원이 남자에게 몇 장의 표를 원하냐고 물었다. 남자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자랑하듯이 말했다. "우리 온 가족이 서커스 구경을 할 수 있도록 어린이표 여덟 장과 어른표 두 장을 주시오."

여직원이 입장료를 말했다. 그 순간 아이들의 어머니는 잡고 있었던 남편의 손을 놓고 고개를 떨구었다. 남자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남자는 매표소 창구에 몸을 숙이고 다시 물었다. "방금 얼마라고 했소?"

매표소 여직원이 다시 금액을 말했다. 남자는 그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말할 것인가. 한껏 기대에 부푼 아이들에게 이제 와서 서커스를 구경할 돈이 모자란다고 말할 순 없는 일이었다.

이때였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의 아버지가 말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2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아버지는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주워 들더니 앞에 서 있는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시오. 선생. 방금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이것이 떨어졌소."

남자는 무슨 영문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는 결코 남의 적선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절망적이고 당혹스런 그 상황에서 아버지가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은 실로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남자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20달러 지폐를 꼭 움켜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소. 선생. 이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큰 선물이 될 것이오."

남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들은 곧 표를 사갖고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아버지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당시 우리집 역시 전혀 부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날 밤 서커스 구경을 못 했지만 마음은 결코 허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