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비 아카바와 아브라함, 그리고 나

    탈무드에 있는 이야기다.

    어느 날 아카바가 먼 길을 여행하게 되었다. 그는 책을 보기 위한 등잔과 시간을 알리는 수탉, 그리고 먼 길을 가기 위한 나귀와 유대 경전인 토라를 챙겨 짐을 꾸리고 길을 떠났다.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한 마을에 들어가 쉴 곳을 청했으나 그 마을 사람들 모두가 거절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아카바는 노숙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늘 감사를 잃어버리지 않았던 그는 '모든 것을 좋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일 거야. 나를 더 유익하게 해 주시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천막을 쳤다.

    막상 노숙을 하려니 잠이 오지를 않았다. 아카바는 토라를 읽으려고 등불을 켰다. 그런데 마침 불어온 강풍에 등불이 꺼지고 말았다. 그는 그래도 감사했다. 다시 잠을 청하려 자리에 누웠는데, 이번에는 사나운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에 놀란 나귀가 도망을 가버렸다. 뛰는 나귀에 놀란 수탉도 꽁지가 빠지게 날아가듯 도망쳐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토라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한결 같이 감사했다.

    이튿날 아침 날이 밝자 그는 마을에 다시 들어갔다. 그런데 전날 밤 도적 떼의 습격으로 마을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한 뒤였다. 만일 등잔이 켜져 있었다면, 나귀나 수탉이 울부짖었다면, 아카바도 도적 떼의 습격을 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브라함에게는 "집에서 길리고 훈련된 삼백십팔 명"의 용사와 많은 재물과 종들이 있었다.(창13-14장) 그러나 아브라함에게 가장 큰 힘은 여호와 하나님이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방패와 지극히 큰 상급"이 되셨다.(창15장) 아브라함과 아카바의 하나님은 오늘 나의 하나님이 되신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