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전자녀전(父母傳子女傳):

'자녀를 보면 부모가, 부모를 보면 자녀가 보인다.'

    부모전자녀전(父母傳子女傳). 부전자전(父傳子傳)을 확장시킨 말이다. 온 나라와 국민의 생활을 정지시켜버린 세월호 침몰 사고는 극과 극의 절망과 희망을 보여주면서 우리 모두에게 큰 과제를 안겼다. 절망의 극점에는 팬티 차림으로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제일 먼저 빠져나온 선장과 그 뒤를 따른 생존 승무원들의 무책임한 모습이 있다. 반면에 희망의 극점에는 살신성인(殺身成仁)한 박지영,정현선 승무원과 남윤철,최혜정 선생님, 정차웅 학생 등이 있다. 희망의 극점을 보여준 이름들은 고인이 되었지만 그 이름들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고 정차웅 군은 17세 학생이다. 검도 3단에 180cm가 넘는 거구인 그는 친구들의 지나친 장난에도 조용히 웃음 짓던 넉넉한 학생이었다.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양보하고 다른 친구를 구하겠다고 뛰어들었다가 희생되었다.

    아들의 장례식에서 보여준 고 정차웅 군의 부모님 모습은 아들과 함께 희망의 극점에서 온 국민을 숙연하게 한다. 유족이 정군의 장례를 치르면서 가장 저렴한 장례용품을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가 '정부가 장례비용을 전액 지원한다.'고 전했지만, 정군의 아버지는 "(국민)세금으로 치르는 장례식인데 낭비할 생각 없다."면서 가장 저렴한 품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정군의 유가족이 간소한 장례용품을 고르자 옆 빈소의 유족도 같은 장례용품을 선택했다며 "훌륭한 아버지에 훌륭한 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회사원으로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어찌 아들의 마지막 장례라도 성대하게 치르고 싶지 않았겠는가.

과    연 그 부모에 그 자녀다. 차웅군 가족의 마음이 고맙다. 그래서 우리는 더 죄스럽기도 하다. 주님, 차웅군과 모든 희생자의 유족들을 위로하소서.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