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와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나는 고아였지만 인생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에 점점 행복한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힘들거나 불행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꼭 기억하십시오."- 지난 6월 24일 저녁. 부산 벡스코 강당. 삼성그룹의 토크 콘서트 '열정樂書'에서 김성운(26) 신입 사원이 한 말이다. 스타급 CEO들과 명사들이 출연해온 '열정락서'에 신입사원은 그가 처음이다.

    성운이는 중학교 음악 시간에 실기 시험 노래를 부르다 울어버렸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성운은 네 살에 엄마가 집을 나간 뒤로 엄마를 불러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네가 4학년 되면 데리러 오마."라며 보육원에 아들을 맡겼다. 보육원 형들의 괴롭힘을 참으며 4학년 되기를 기다렸으나 아버지는 오지 않았고, 5학년이 되자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왔다.

    중학교 2학년 때 보육원을 나와 하루 한 끼 학교 급식으로 버티면서 자취를 하던 성운이는 배가 고팠다. 한 해를 버티다 다른 보육원을 찾아갔다.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며 공부에 매달렸다. 2008년 '사회적 배려'를 받지 않고 수학․과학 특기자로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에 입학, 월세와 생활비를 버느라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생' 김성운은 아르바이트 월급을 쪼개 친구들에게 밥 한 끼를 사주며 큰 행복을 맛보고, 4학년 때부터는 보육원 동생들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자신도 상처를 치료받았다.

    1월. 일반 전형 공채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한 그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꿈, 고민을 함께 하고 '낙서'처럼 즐겁게 소통하는 "열정락서(樂書)'에서 3500여 대학생들에게 희망, 나눔, 행복을 말했다. "나 역시 몇 달 전만 해도 취업을 고민했습니다. 생각대로 안 풀리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되새기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반드시 옵니다."

    혹시 그가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단3:18)의 신앙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청년이 아니었을까? God Bless You!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