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한 추락 헬기 조종사의 손에서 희망을 본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하여 전 국민이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아내가 남편과 내연남의 시신을 김치통(?)에 담그고 군(軍)에서는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과 이 상병의 전역일 자살 사건으로 온 나라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목) 휴가 기간에 친구 목사님 부부와 오랜만에 식사를 하게 되었다. 친구 목사님 아들이 군복무중인데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일어난 28사단에서 복무하고 있단다.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사모님이 흥분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사모님은 천사처럼 고운 마음을 가진 분이어서 지금까지 분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하기야 어디 친구 목사님 부부만 분노할 일인가. 전국민이 공분(公憤)할 일이지….(그 날 저녁 TV 뉴스에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28사단을 찾은 국회 국방위원들과 부대 지휘관들이 활짝 웃으며 기념 촬영(?)한 사진이 올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들은 '화이팅'을 외쳤다나???)

    광복 69주년! 사랑하는 조국에 희망은 없는 것인가? 한국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저절로 고민에 빠지면서 기도하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기사가 있어 자료를 찾아보았다.

    지난 7월 17일. 세월호 수색 지원 업무를 마치고 강원도로 귀환하던 소방헬기가 광주광역시에 추락한 참혹한 추락 현장을 수습하던 소방관들이 왼손 주먹을 꽉 쥔 시신을 발견했는데 주먹 안에는 불에 녹아내린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쥐어 있었다.

    7월 23일 소방방재청은 주먹을 꽉 쥐고 있던 시신은 고(故) 정성철 기장이고 그의 손아귀에 있던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사고 헬기 조종간의 소재와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를 통보받았다. 사고 당시 헬기가 추락한 곳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학교 등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헬기 추락 지점은 아파트 입구에서 불과 15m 정도 떨어진 도로의 인도였다. 30m 밖 중학교에서는 학생 1360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 순직한 추락 헬기 조종사의 손, 녹아내린 조종간을 끝까지 움켜쥔 그 손에서 희망을 본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