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과 못 바꾼 기도처

     순천 북부 산 속에 우리나라 최고높이 50m, 폭 4m 정도의 용서폭포가 있다. 폭포에서 500m 아래에 300평 임마누엘 기도처가 있다. 암벽등반도 하고 폭포수를 맞기 위해 세계 도처에서 온 관광객들과 등산객이 기도처 앞길을 거쳐 간다.

     하루는 어느 스님이 와서 암자를 짓겠다면서 30억원에 땅을 팔라고 했다. 기도처 주인인 가난한 신학생 부부가 망설이다 거절했다.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기도처이나 24시간 음향으로 나오는 찬송가와 기도소리를 관광객들이 듣고 봄으로 전도할 수 있기에….

     어느 때부터 불교인들과 스님이 폭포에 기도하러 오는 것이 중단되었다. 하나님이 먼저 기독교인들의 기도를 받으니 불교인의 기도는 부처님이 못 받는다며 기도응답 없음을 한탄하고 폭포기도가 끊어졌다고 한다.(고 훈,「한국기독공보」 2014.9.27) 고 훈 목사님이 용서폭포에서 "폭포 앞에서"라는 시를 지었다.

     처참히 추락하는/ 그 몸짓이 아니다// 낮은 곳으로 향하는 의지/ 생존으로 가는 처절한 부서짐/ 그리고/ 결코/ 뒤돌아오지 않는 길 떠나는 아픔이다/ 내일을 위해// 저기/ 벼랑 끝에서/ 두리번거리는 너 사람아/ 길이 보이지 않고/ 모든 문이 닫혀 있어도/ 언제나 아래 가는 길은 열려있으니/ 뛰어라/ 오직/ 그분 손잡고/ 오늘은 저 위로가 아니라/ 바닥으로 더 깊은 바닥으로/ 두려워 말고 뛰어내려라/ 거기 새로운 세계가 기다릴 것이니//

     깊은 산 속 300평을 30억원 지불하겠으니 팔라고 할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결정하겠는가? 나는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30억원보다 하나님 뜻을 먼저 헤아렸던 무명의 전도사님 부부에게 존경을 표한다. 용서폭포 앞에 설 기회가 있다면 나도 고 훈 목사님의 시를 읊으리라.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