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선물

     50대 이상의 성도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성탄절에 '선물교환'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서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금액을 정하고 성탄절 전날 각자가 선물을 준비해서 한 곳에 모은다. 그리고 추첨을 통해서 한 개씩 되가져가는 방식이다. 대부분 내가 준비한 선물이 아닌 다른 선물을 가져가지만 혹간 자기 것을 자기가 가져가는 경우가 있으면 그 옆 사람과 교환하면 된다. 모두가 기쁘고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한다. 교회학교 학생들 가운데 이런저런 형편으로 선물교환에 참여하지 못한 친구들이 있는데 염려할 것이 없다. '성탄절 새벽송'에 모아진 선물보따리를 풀면 그들의 품에는 선물이, 입가에는 함박웃음이 가득 차게 되니까.

     오 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의 선물」은 미국 뉴욕의 허름한 동네 월세방에 사는 제임스와 델라가 주인공이다. 내일이 성탄절인데 부부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해 주기로 마음을 정한다. 델라는 아름답고 긴 갈색 머리카락을 잘랐다. 20달러에 팔아 제임스에게 줄 시곗줄을 샀다. 제임스는 가장 아끼는 시계였지만 시곗줄이 없으니 그 시계를 팔아 델라에게 줄 머리빗을 선물로 샀다. 그날 밤 귀가한 제임스는 짧은 머리가 된 델라를 보고 깜짝 놀라는데, 델라는 눈물을 끌썽이면서 말한다. "머리칼은 당신을 위해 팔았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머리칼은 하나하나 셀 수 있을는지 몰라도 당신에 대한 제 사랑은 누구도 셀 수 없을 거예요."

     17일 신세계백화점이 20-40대 회원 1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여성이 연인이나 배우자로부터 받고 싶은 성탄절 선물 1위로 밍크목도리(25%)가 올랐다. 이어서 음향기기와 부츠, 지갑, 코트로 화장품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반면에 남성들은 화장품을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올렸고(29%), 이어서 패션 악세서리가 2위에 올랐다. 정성스럽게 뜨개질로 짠 목도리와 조끼, 털장갑은 어르신들의 기억에만 가물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우리교회 남전도회와 여전도회가 다시 성탄절 새벽송을 시작해서 아이들 품에 성탄절 선물 가득이 안겨주면 어떨까?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