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교인의식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메르스 확산의 주요 진원지로 국내 최고를 자랑하던 병원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정부의 늑장 무능 대책으로 국가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시민의식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5월. 아버지 외래검진 때 삼성서울병원에 동행했던 141번 확진자 A씨(42)는 격리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통보되어 6월 5-8일, 3박 4일 동안 메르스 청정지역이던 제주도를 방문해서 제주도를 활보하고 다녔다. A씨 일행 8명이 묵었던 제주 신라호텔은 영업을 중단했고, 그의 동선을 따라 관광 제주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외국 관광객의 한국방문 취소로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제주도마저 직격탄을 맞을까 안타깝다.

 이해하기 힘든 일은 이후 A씨가 보여준 질 낮은 시민의식(?)이다. 그는 제주도 관광 기간에 심한 메르스 증상을 보였고 뒤늦게 격리 대상자임이 통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더욱이 서울로 귀가하여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중에 "왜 나를 답답하게 가두느냐"며 진료실 문을 박차고 나오는가 하면,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고 했다. 그 일행이 최고급 호텔에 숙박하고 국적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던 것을 보면 상식없는(?) 부류의 사람은 아닌 것으로 추측해 보기도 한다. 그러니 '시민의식'이 도마에 오르는 것이다. 내 고집 세우지 말고 전문가의 말 존중할 줄 아는 것이 시민의식의 출발이다.

 국민에게 '시민의식'이 있다면 교회에는 교회 구성원인 '교인의식'이 있다. 시민의식이 전문가의 말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면 '교인의식'도 전문가의 말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교회 전문가는 교역자다. 교회 컨트롤타워 책임자는 담임목사다. 초대교회는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행2:42상) 신앙생활 했다. 당연히 교인의식이 높았다. 교회도 내 고집 세우지 말고 전문가의 말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교인의식이 높아진다. 오늘 한국교회는, 그리고 우리교회는 어떠한가?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