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일고(一考)

 

휴가철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떠나 산과 바다, 자연을 벗 삼아 휴식하고 모처럼 가족들이 함께 한가한 시간을 가지고 가족애(家族愛)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올 해 휴가 기간에 우리 교회에 속한 믿음의 가족들이 안전하게 휴가를 다녀오고 행복한 시간 보내기를 기도한다.

흔히 휴가를 바캉스라고 부른다. 바캉스(vacance)는 프랑스어로 ‘산, 바다, 계곡의 휴양지나 보양지에서 피서·피한하는 것 또는 기간’으로 정의한다.(두산백과) 산업의 고도성장으로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여가활용을 생각하게 되고, 기업 또한 근로자의 정신적, 육체적 자질 향상을 위해 그 필요를 느끼면서 보편화 되었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는 휴가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40일 정도의 긴 휴가를 보낸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프랑스 사람들도 휴가철에는 냉정하게 개나 고양이를 버리고 도심을 빠져나가 텅 빈 도시에서 집 잃은 개, 고양이들이 거리를 헤매기도 한다고 하니 휴가가 좋은 것인가 보다.

바캉스는 라틴어 바까띠오(vacatio)에서 파생되었다. ‘비우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자녀들의 방학(vacation)도 같은 어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신라 때부터 유두절(流頭節)이 있었다. 음력 6월 15일을 유둣날이라 하여 맑은 개울물을 찾아가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즐긴다. 유둣날 선비들은 음식을 장만하여 계곡이나 수정(水亭)을 찾아가 풍월을 읊으며 하루를 즐긴다.

휴가철이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vacatio) 하는가. 모처럼 바쁜 일상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일중독에서, 물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참된 나(자아, 自我)를 발견하는 복된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혹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부터 자유(?)를 꿈꾸는 것은 아니리라 믿고 싶다.^-^ 휴가 기간에 더 나를 비우고, 내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님 존전에서’ 참된 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축복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