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려 깨어 있으라!

어제(25일)는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지 66년 되는 날이다. 국내에서 처음 '전쟁론'을 가르쳤고, 군사학 이론 체계를 정립한 '서라벌군사연구소' 소장이며 한국 군사학계의 대부(代父)인 이종학 선생(88세)이 입을 열었다. 6.25 직전의 미스터리한(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요약했다.

첫째, 6월 10일. 군 수뇌부의 대규모 인사이동으로 대부분 사단장이 부대 장악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둘째, 6월 11일 발동한 비상경계령을 23일 24시를 기해 해제했다. 셋째, 6월 24일. 38선 근무 병력의 3분의 1을 휴가 보냈고, 나머지 병사들도 외출, 외박시켰다. 넷째, 6월 24일 저녁 육군장교구락부 개관 축하 파티를 열어 총참모장(채병덕) 이하 군 수뇌부와 전국 주요 지휘관이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다음 날 북한군이 38선을 밀고 내려왔을 때 대부분 곯아떨어져 있었다.

"당시 파티는 2차로 국일관에 가서 새벽 두시까지 계속됐어요. 술값을 연합신문 주필 정국은이 냈습니다. 그는 휴전협정 직후 간첩 혐의로 체포돼 여섯 달 만에 1954년 초 사형 당했어요. 문제는 그의 재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겁니다. 군 내 어느 세력이 말소한 겁니다. (이는) 6.25 당시 군 수뇌부에서도 북한과 결탁했거나 조종을 받은 이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조선일보 2016. 6. 20. A31면)

기가 찰 노릇이다. 당시 5-6월 전쟁 위기설이 파다했고, 구체적 정보가 있었음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전쟁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함락되는 참사를 겪었다. 400여만명의 인명살상과 1000여만명의 이산가족, 230억불(약27조원) 재산손실을 입힌 전쟁에는 허술한 국방 현실이 존재했던 것이다.

주님과 3년간 동고동락하면서 칭찬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남겼던 베드로 사도는 만물의 마지막 때에 세 가지를 잊지 말라고 권고한다. 첫째,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초병이 졸지 않고 경계근무 서듯이') 기도할 것. 둘째, "뜨겁게"('전력질주하슷') 서로 사랑할 것. 셋째,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할 것.- 이 세 가지는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신앙생활의 핵심 기둥이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