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진 교회, 원앙진 신앙.

    ‘원앙진(鴛鴦陣)’이라 불리는 천하무적의 군사배치법이 있다. 조선후기에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도 했던 진법인데, 명나라의 전설적인 명장 척계광(戚繼光, 1528-1588)이 왜구를 상대하기 위해 발명해낸 진법이다. 원앙진은 대장1명, 등패수 2명, 낭선수 2명, 장창수 4명, 당파수 2명, 화병(취사병) 1명, 도합 12명으로 구성된 가장 작은 규모의 진법이다.

    16세기 명나라는 일본 침략군인 왜구들 때문에 골치를 썩었다. 당시 일본이 만들어낸 일본도의 위력은 엄청났다. 가볍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일본도는 단번에 사람 몸통을 가르고 목을 날렸다. 명나라 군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일본도의 위력에 맞서기 위한 원앙진은 12명이 하나가 되어 각각 방패, 사슴뿔 형태의 쇠가 여러 개 달린 대나무, 창과 삼지창 등으로 무장했다. 먼저 방패로 날카로운 일본도를 막아내고, 이어서 사슴뿔 쇠가 달린 대나무로 일본도 움직임을 막고, 뒤편에서 창과 삼지창으로 일본군을 무찔렀다. 특히 척계광은 12명 단위의 군사들을 팀 단위로 묶으면서 장수가 죽으면 나머지 군사도 모두 사형에 처하는 엄격한 군율을 세웠다. 그리하여 장수와 군사 모두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울 뿐 아니라 의리와 협력으로 똘똘 뭉쳤다.

    ‘원앙진’은 암수 한 쌍 중 한 마리가 죽으면 다른 한 마리도 따라 죽는 것으로 알려진 원앙새의 금슬처럼 신뢰와 협동을 바탕으로 한다. 동시에 각자의 적성에 맡는 임무가 주어진다. 홀로 외롭게 하는 싸움이 아니다. 여럿이 힘을 합해 거두는 효율적이고 감동적인 ‘천하무적’의 승리를 향한 힘찬 전진이다. 치열한 영적인 싸움에서 신뢰와 협력, 사랑과 배려에 근거한 ‘원앙진 신앙’으로 승리하는 우리 교회가 되고, 복된 교우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