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소중함, "하루"의 감사

    지난 21일 새벽 3시경 고흥군 도덕면 한 흙집에서 주모 씨(60) 부부와 외손자(6)가 이불을 두겹으로 덮고 체온으로 추위를 견디며 잠을 자고 있었다. 15만 7740원의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지난달 30일부터 전기가 끊겨 난방을 하지 못한 채였다. 주 씨 부인은 오줌이 마렵다며 잠을 깬 외손자를 위해 촛불을 켜주었다. 외손자가 요강에 소변을 해결하자 이들은 다시 잠들었다. 잠시 뒤 주 씨는 머리가 뜨겁다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 초가 쓰러지면서 불이 붙어 천장으로까지 불이 옮아붙어 있었다. 주 씨는 부인을 깨워 탈출하려 했지만 부인은 집을 지키기 위해 "내가 불을 꺼볼 테니 얼른 119에 신고하라"고 했다. 주 씨 동생 소유의 소중한 보금자리였기 때문이다.

    주 씨 부부는 휴대전화가 없었고 집 전화는 요금미납으로 발신이 되지 않았다. 손자는 할머니와 함께 나가겠다며 버텼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저는 주 씨는 사력을 다해 5분을 걸어 70m 거리에 있는 친척집에 도착해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하고 돌아와 보니 흙집은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이내 화마는 두 사람을 삼켜버렸다.

    고흥군청 사회복지사 A 씨(37,여)는 지난 12일 주 씨 집을 찾아갔다가 집에 전기가 끊긴 것을 알고 한국전력공사에 전기요금을 지원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A 씨는 군청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군청은 19일 회의를 열어 다음 날 주 씨를 더 도와주기로 결정했다. A 씨는 21일 오전 주 씨를 찾아가 법인카드로 전기요금을 계산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났다. 이 날 새벽에….

    지난 22일 완주군 용진면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유모 씨(53,남)가 문․안 후보에게 "단일화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몸을 던졌다. 다음날인 23일 안 후보의 사퇴 선언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졌다. 유족은 "하루만 더 참으셨더라면…" 말을 잇지 못했다.

    "하루"의 소중함을 회복해야 한다. "하루"의 감사를 회복해야 한다. "내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합니다. 내게 또 하루를 허락하심을. 이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며 살기 원합니다… 이 하루도 정직하게 하소서…" 오늘 우리가 다시 부르는 찬양이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