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님은 영안(靈眼)을 열어 주신다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사람에게 독특한 것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눈'이 참으로 특별하다. 사람들은 "(내) 눈으로 보아야 믿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 눈의 기능이 그렇게 잘나지(?) 않았다.

시골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공부하던 친구와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헤어졌다. 헤어진 후 6-7년 만에 서울에서 반갑게 만났다. 친구는 법대에 재학하고 있었다. 신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 "내 눈으로 하나님을 볼 수 있다면 하나님을 믿겠다."고 호언한다. 내가 앞에 있는 책을 들어 친구 눈에서 5m 정도 거리에서 책을 읽어보라 했다. 잘 읽지 못했다. 친구 눈앞에 바짝 책을 들이밀고 읽어보라 했다. 전혀 읽지 못했다. 내가 말했다. "네 눈의 기능이 이렇다. 이런 눈으로 보이면 믿고 보이지 않으면 안 믿는 그런 하나님이라면 내가 안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청결한 자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5:8)라는 주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겸손히 하나님 뵙기를 구하라 했다.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와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가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대학원에서 실험을 했다. 학생을 검은 셔츠 흰 셔츠 두 팀으로 나누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농구공을 패스하게 했다. 1분 정도 분량을 비디오에 담아 학과 수업 중에 학생들로 하여금 동영상에서 흰 색 셔츠 팀의 패스 횟수만 세도록 했다. 그 동영상 안에는 9초 정도 고릴라 의상을 입은 여학생이 지나가면서 가슴을 치는 장면을 넣었다. 비디오를 본 학생들 가운데 절반 정도의 학생이 비디오에서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세상의 특정 부분의 모습이나 움직임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사물이 나타나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고 책을 냈는데 유명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고 하는 책이다.

부활의 주님은 "예루살렘에서 이십 오리 되는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에게 말씀을 전하고, 성찬을 베풀어 그들의 영안(靈眼)을 열어주셨다. '영적인 눈'을 뜨자 비로소 그들은 부활의 주님을 보고 믿어 "즉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주님의 부활을 전했다.(눅24:13,33) 부활의 주님은 우리의 영안을 열어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보게 하신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