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우리 조상들은 '부모의 이름'(함자, 銜字)을 이어 부르지 못하게 가르쳤다. 여러분의 목사 선친은 누가 아버지 이름을 물으면 "아버님 함자는 이(李), 교(敎)자 훈(勳)자를 쓰십니다"라고 대답하게 가르쳤다. 국민학교(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로 기억한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낯선 어른이 "네 아버지가 누구시냐?"고 물으셨다. 다른 친구들은 "000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는데, 나는 아버지 가르침대로 "아버님 함자는 이(李), 교(敎)자 훈(勳)자를 쓰십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며칠이 지나 아버지께서 위풍당당하게(?) 어깨를 뒤로 젖히면서 크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일전에 낯선 어른이 아버지 이름(함자)을 물은 일이 있었느냐?"고 하셨다.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있었던 일을 소상하게 말씀드렸다. 그 어른이 "아들 잘 두었다. 크게 될 인물이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고 한다. 그 어른은 아버지 친구셨다. 50년이 되어가는 일이지만 그 때 선친 얼굴이 얼마나 흐뭇하고, 어깨를 뒤로 젖히시면서 크게 웃으시던 모습이 인상 깊었는지,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다. 사람도 "(아버지) 이름"을 소중하게 여긴다. 하물며 하늘 아버지께서 당신의 이름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실까!!!

한 동네에 칠복이와 팔복이가 살았다. 칠복이는 마음씨가 착하고 일도 잘했다. 이웃 어른들을 보면 인사도 잘했다. 이웃 사람들은 칠복이 아버지를 부를 때 '칠복이 아버님' '칠복이 어르신네'라고 불렀다. 칠복이가 사람다움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빛낸 것이다. 그런데 팔복이는 일도 잘 안하고 이웃 어른들을 보면 본체만체 했다. 이따금씩 이웃집의 물건도 훔쳤다. 이웃 사람들은 팔복이 아버지를 부를 때 '팔복이 애비' '자식 교육 하나 제대로 못 시킨 놈'하며 '이놈 저놈'으로 통했다. 팔복이가 인간이 되지 못한 바람에 아버지까지 깎이게 된 것이다.(김범일, [효자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 102쪽에서) 그렇다. <성도인 나>의 신앙과 생활에 따라 하늘 아버지(하나님)의 이름이 칠복이 아버지도 되고 팔복이 아버지도 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