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용서해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옵고

동양의 고전 채근담에 “남의 작은 실수를 책망하지 말고, 남의 숨겨 놓은 사사로운 일을 밝히지 말고, 남의 이전 잘못을 생각하지 말라. 이 세 가지로써 덕을 닦고 해를 멀리 하라(不責人小過, 不發人陰私, 不念人舊惡, 養德遠害).”고 하여 용서의 미덕을 칭송했다.

‘사랑의 원자탄’으로 불리는 한국교회의 자랑 고 손양원목사님의 용서는 언어를 뛰어넘는 삶으로 ‘용서와 사랑’을 몸소 보여주었다.

손목사님에게는 동인, 동신 두 아들이 있었다. 두 형제는 해방 후 여수 순천에서 일어난 공산반란사건에서 사범학교와 고교에 재학 중 공산 테러리스트에게 처형될 때 서로를 감싸주고 대신 죽으려는 우애를 보였다. 결국 두 형제 모두 안재선이라는 같은 또래 청년 손에 죽임을 당했다. 이 지역이 평정되고 두 형제를 죽인 안재선도 체포되어 총살형에 처하게 되었다.

두 아들을 한꺼번에 잃고 슬픔에 잠겼던 손목사님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자 각계에 안재선의 용서를 탄원하였다. 이에 감동한 당국에 의해 안재선이 풀려나자 그를 양아들로 삼았다. 아들을 죽인 원수를 아들로 삼음으로써 ‘원수사랑, 용서’의 십자가 사랑(道)이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고백하기를 “사랑하는 두 아들 동인, 동신이 앉았던 그 밥상에 둘을 죽인 원흉 재선을 앉히고 조반을 먹을 때 내 입 안에는 밥이 밥알이 아니라 모래알을 삼킨 듯했다.”라고 솔직한 인간적인 고뇌를 표했다. 안재선(손재선)은 예수님 믿고 신앙을 고백했고 신학을 수학했다.(안재선-손재선-의 이후 삶은 <https://ruras.blog.me/10183808634>를 참고)

손양원목사님을 아는 분이 이렇게 고백했다. “여수 순천에서 반란사건이 났다기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놀랐고, 순진한 두 학생이 순교를 했다더라 해서 놀랐고, 그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해서 자기 아들을 삼았다더라에 의심을 하면서 놀랐고, 그 아이가 진실한 크리스천이 됐다더라에 무릎을 탁 치면서 놀랐다.”(안용준, [사랑의 원자탄], 213쪽.) <용서>로 오늘 우리가 세상 사람에게 놀라게 하자!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