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라

우리 교회 2층 예배당에 겨울 난방용 온풍기가 3개 있다. 두 개는 등유를 사용하는 제품이고 한 개는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이다. 세 개 중 입구 오른쪽 온풍기가 50평형 제품이다. 15년이 되었지만 화력이 좋아 온풍 능력이 뛰어난 S사 제품이다. 이 온풍기가 재작년부터 3년째 애를 먹인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애를 먹여도 10-20분 실랑이를 하면 작동이 되었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무진 애를 써도 작동이 되지 않아 예배당 난방에 한계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S사 제품이어서 수리 기사 도움을 받았다. 재작년과 작년에 온 기사들이 응급조치만 하고 수리비만(?) 챙겨갔는데 올 해에는 기술 좋은 수리기사를 요구했다. 새로운 기사는 연소로를 분해해서 살벌하게(?) 끼어있는 타르뭉치를 소제했다. 그 날 온풍기는 새 삶을(?) 살게 되었다. 고마워서 3만원을 식사비로 제공했다. 그런데 그 날 이후로 온풍기는 다시 작동하기를 거부했다. 식사비를 제공했으니 한 번 더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부품을 구할 수 없고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단다.

우연히 우리 교회 집사님 친구가 중소업체에서 난방기 수리를 하는데 도움을 요청했다. 이곳 저곳을 분해하면서 수고를 많이 했다. 연소로를 거쳐 송풍구를 분해해서 작은 부품 하나를 시험하더니 교체했다. 콘덴서라고 하는 작은 부품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목요일에 수리했는데 어제 토요일까지 매일 단 한 번의 스위치 작동으로 온풍기가 제 기능을 발휘했다. 내일 주일이 기대된다. 대기업 기술진이 하지 못한 일을 중소기업 기술자가 해 냈다. 묵묵히 자기 일을 감당하는 민초들이 필요하다.

히브리서 11장 믿음장은 창조주 하나님께 믿음으로 온전한 예배를 드린 아벨로부터 평생을 하나님과 동행하여 죽음을 보지 않은 에녹을 거쳐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하나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모세라는 걸출한 인물을 소개한다. 이어서 약속의 땅에 들어간 이후 라합으로부터 선지자에 이르기까지 믿음의 선진들을 소개한다. 성경은 믿음의 선진들을 한 마디로 소개하는데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히11:38)이라는 영광스런 이름이다. 걸출하지는 못해도 영적인 암흑기에 자기 할 일을 감당했던 믿음의 선진들처럼 새로운 영적 암흑기인 오늘 우리들이 이런 사람이 되자.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