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부활하신 주님은 거듭해서(반복해서) 제자들을 찾아오셨다. 죽음의 공포에 두려워 떠는 열 명의 제자들에게 '안식 후 첫날' 부활하신 그 날 저녁에 찾아와서 평강을 주시고 성령 충만을 주시면서 위로하고 격려해주셨다.(요20:19-23) 부활의 주님을 뵙지 못한 도마가 주님의 부활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고 하자 여드레 후 믿음 없는 '그 한 사람'을 믿는 사람 되게 하시려고 찾아오셨다.(요20:24-29)

부활의 주님을 두 번이나 뵙고도 수제자 베드로와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감격했던 도마를 포함한 일곱 명의 제자들이 집단으로(무려 64%다!) 제자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밤샘 고생하고도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낙심과 절망의 현장에 부활의 주님은 찾아오셨다. 밤새 허탕 친 제자들에게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게 하시고 친히 떡과 생선을 구워 먹이시며 위로해주셨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자리의 "숯불"(요18:18), 주님 잡히신 밤의 재판정 숯불을 상징하는 "(그)숯불"에(요21:9) 떡과 생선을 구워 먹이신 부활의 주님은 일곱 명 제자들 중 베드로에게 시선을 돌려 물으신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거듭되는 질문에 베드로는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십니다." 대답한다.(요21:15,16,17) 주님은 "내 양을 먹이라" 사명을 회복시켜주셨다.

베드로의 사명(제자직) 회복은 세상적인 부귀(富貴) 영화를 누리는 자리로의 회복이 아니었다. '젊었을 때의 자유로움(?)' 잃고 "늙어서 남이 띠 띠우고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는" [순교의 죽음]이 기다리는 자리였다.(요21:18-19) 비록 인간적으로는 힘겹고 버거운 자리일는지 모르나 베드로의 순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요21:19하) 엄중하고 경건한 죽음이 될 것이다. 당황하며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의 형편을 질문하는 베드로에게 주님은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남과 비교하지 말고 <주님을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만> 제자직(사명)을 수행하라고 말씀하신다.(요21:20-22)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은 우리에게도 물으신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