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을 전수하라

버스 맨 뒷좌석에 젊은 엄마와 딸아이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아이는 대여섯 살쯤. 너무 예뻐 호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은 나이였다. 엄마가 "우리 끝말잇기 할까?" 하자 딸이 "좋아" 하고 답했다. 아이가 먼저 말했다. "보석!" 엄마가 말을 이었다. "석면!" 아이는 "석면이 뭐냐"고 물었고 엄마는 아이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아이는 '면'으로 시작하는 말을 쉽게 생각해 내지 못했다. '면봉, 면도기, 면사포…'하고 알려주고 싶어갈 때쯤 아이가 말했다. "면두!" "면두? 면두가 뭐야?" 엄마가 묻자 딸이 답했다. "면두는 만두 친구야!"

나는 감탄했다. 만두가 안 되니까 그 (면두의)친구를 생각해 내다니. 그때 엄마가 말했다. "면두라는 말은 없어. 너는 왜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하니?" "왜 안 돼? 석면도 되는데?" 엄마와 딸이 티격태격했다. 아이의 창의력은 간단히 말살됐다. 엄마는 냉정하게 자신의 1점 획득을 선언하고 새로운 끝말잇기를 시작했다. "본드!" 도대체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나도 모르게 엄마를 흘겨봤다. 그리고 아이를 향해 속으로 말했다. '드론, 드론! 네가 이겼어.'(아침 출근길에 있었던 생각 있는? 엄마와 생각 없는? 아이의 대화를 소개한 분은 일간신문 논설위원이다. 그 글의 제목은 "우리는 모두 부모 노릇이 서툴다"였다. 그의 글은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에 임명된 서른네 살 딸의 아버지 전 카이스트 오영석 교수는 "한국 교육은 목표 지향적이고 프랑스 교육은 과정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과 프랑스식 교육을 섞어 아이들을 키웠다. 한국에서는 면두를 단순 오답 처리하지만 프랑스는 면두가 무엇인지 묻고 적어도 0점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 지향적인 교육, 과정을 강조하는 교육,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 우리 자녀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다. 그러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자녀에게 무엇을 전수해주어야 할까. 바울 사도는 디모데후서 1장에 "청결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을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에게 이어받은 디모데를 자신 있게 소개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