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43개

    결혼하여 자녀를 낳아 길러보면, 부모가 되어보면 비로소 내 부모님의 마음과 사랑을 깨닫게 되고 알게 된다. '아하, 이런 것이구나. 부모의 마음, 부모의 사랑이 이런 것이었구나!…' 그러면서 어른이 된다. 사람(?)이 된다.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해 보면, 하나님 나라의 모형인 교회를 섬겨 보면 비로소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알게 된다. '아하, 이런 것이구나.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사랑이 이런 것이었구나!…' 그러면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된다. 성도다운 성도(?)가 된다.

    목사로 주님의 교회를 섬기면서 겪는 일들이 있다. 마치 부모가 자녀를 뒷바라지할 때에 겪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듯이. 동시에 교우들을 섬기면서 느끼는 감동이 있다. 감격이 있다. 마치 자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는 부모처럼.

    우리 교회에 부임하여 신앙생활이 중단된 가운데 밤을 낮 삼아 땀 흘려 일하는 여집사님과 청년 아들을 심방했다. 작년 이맘쯤. 아들이 스파게티 전문점을 개업하면서 집사님과 함께 가게를 열었다. 심방을 했다. 그리고 한 해가 다시 흘렀다.

    올 해 1월 초. 집사님과 아들이 오랜만에 주일 예배에 출석했다. 주일에 가게를 닫고 예배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신앙을 회복하려니 뜻하지 않은 어려움들이 일어났다. 새벽마다 성령님께 민감하면서 심방하며 섬겼다.

    지난 주 가게를 찾았다. 가게는 활기찼다. 집사님이 반갑게 맞으면서 간증한다. 어느 날 단체손님 예약 전화를 받았다. 의자가 부족할까 인원을 확인하니 43명. 처음으로 가게 의자를 세어보았다. 의자는 정확하게 43개! 집사님이 기뻐하면서 말한다. "목사님, 하나님은 나도 모르는 우리 가게 의자 수도 세고 계셨습니다." 나는 기쁘게 대답했다. "가게 의자뿐이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 머리카락도 세고 계신 분(눅12:7)이지요!" 감사, 감사다. 평생 감사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