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주일(The Trinity Sunday)

농사짓는 분들에게 중요한 것은 달력이다. 농사지을 때 시간에 따라 해야 할 일들을 구별하고 판단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언제 파종하고 언제 어느 부분을 공들여 농사짓고 언제 열매를 거두어 추수할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달력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분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형성된 태양력과 아울러서 달을 중심으로 형성된 태음력을 수시로 참고한다.(고기 잡는 분들에게는 태음력이 더 중요하다.)

신앙생활을 농사짓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우리 믿음의 선진들은 신앙인들의 성숙을 위해서 교회력(liturgical year)을 만들어 사용했다. "매년, 매주, 매일, 매시간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념함으로 믿음의 이해도를 깊게 하고, 매 순간 일어나는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천박한 영성에서 구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James White, 정장복, 조기연 역, 『기독교예배학 입문』, 79쪽.) [은총의 교회력]이다.

4세기 이후 중요한 교회력으로 [삼위일체 주일[이 정해졌다. 성령강림주일 다음 주일이다. 주후1000년경 처음 소개되었다. 다른 절기들처럼 역사적인 사건과 관계없는 신학(신앙)적 교리를 중심으로 정해진 절기다. "이 날은 거룩한 삼위일체로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측량할 수 없는 신비를 축하한다. 그 날은 한분이시고, 영원하고,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을 흠숭하고 찬양하는 날"이다.(주승중. 『은총의 교회력과 설교』, 256쪽.)

삼위일체주일은 대림절로부터 시작한 지난 6개월 동안 진행된 교회력의 모든 것들을 통합한다. <성탄절에서 주현절까지>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육체를 입고 우리 가운데 거하신 것을 축하한다. <부활절>은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축하한다. <오순절(성령강림절)>은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인도하시고 가르치시는 분이 되심을 축하한다. 이렇게 우리를 위하여 놀라운 구속사역을 하신 하나님의 모든 것이 삼위일체주일을 통하여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기독교인인 우리 모든 존재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근거다. 매주의 첫날 하나님은 창조를 시작하셨다. 주님의 첫날에 하나님은 무덤으로부터 주님을 일으키셨다. 주님의 날에 성령님께서 새롭게 태어난 교회에 충만하게 임하셨다. 이 모든 것을 통합하는 삼위일체주일에 성삼위 하나님과 남은 기간을 힘 있게 출발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