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한 영혼’을 긍휼히 여기신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표현할 때 “긍휼”이 많은 분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긍휼”(라훔, רַחוּם)은 여성의 아기주머니(레헴, ם󰖒󰙟)과 같은 어근의 단어다. 20년 이상 보지 못했던 아우 베냐민을 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복받친” 요셉의 마음(창43:30), “아기를 향해 마음이 불붙는 것 같은” 어머니의 마음(왕상3:26),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위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다.(사49:15) 하나님은 [긍휼의 하나님]이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불쌍히 여기는” 분이다. “불쌍히 여기다”(스플랑크니조마이, σπλαγχνιζομαι)는 말은 ‘내면 중심의 움직임’이다.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조건 없이 탕감해주는 임금의 마음이요(마18:27), 집 나간 아들(탕자)이 거렁뱅이(?) 되어 터벅터벅 돌아오는 모습에 심장이 터지는 아버지의 사랑이며(눅15:20), 제사장과 레위인도 외면했던 강도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향한 생명을 건(?) 사마리아인의 사랑이다.(눅10:33) 우리 주님이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병자를 치유하셨다.(마14:14) 주변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었지만 더욱 소리지르며 도움을 청하는 시각장애인을 ‘불쌍히 여기사’ 실명한 눈을 어루만져 지료하셨다.(마20:34) 우리 예수님이 [긍휼의 예수님]이다.

  하루 종일 ‘큰 무리’에게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신 주님은 ‘그 날 저물 때에’ 제자들과 함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면서까지 갈릴리 바다 저편 거라사 지방으로 가셨다.(막4:35-5:1) “배에서 나오신 즉시”(막5:2) ‘무덤 사이에서 밤낮 소리지르는’ <군대귀신>들린 사람을 만나 귀신을 쫓아내셨다.(막5:2-15) 예수님은 “단 한 사람”을 위해 이천 마리 돼지 떼가 몰살하는 것을 허락하셨다.(막5:13)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기 여기는 사랑이다.(막8:36-37) 택하신 자녀 머리털 수까지 다 세시는 큰 사랑이다.(마10:30)

  이 일로 인하여 예수님과 제자들은 날이 밝자마자(?) 거라사 지방에서 쫓겨났다.(막5:17,2) 한 사람의 온전한 회복보다 이천 마리 돼지 떼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사회가 군대 귀신에 들리게 한 것일까? 세상은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黃金萬能)주의에 함몰되어 있다. 세상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교회에도 ‘부, 돈, 재물, 이익을 절대시하거나 최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나 행위’를 의미하는 맘모니즘(mammonism)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한 영혼’을 불쌍히(긍휼히) 여기시는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