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되어 브니엘의 아침을 맞으라(창32장, 특히 21-31절)

  1. 얍복 시내: 얍복(야뽀크, יַבֹּק) 시내 이름이 빠카크(ק󰙍󰔯)라는 동사에서 파생했다면 야곱이 ‘결정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얍복 시내는 뜻깊은 장소다. ‘빠카크’(ק󰙍󰔯)는 ‘울창하다. 풍부하다. 비옥하다’ (be luxuriant, be profuse)는 의미와 ‘(모조리)비우다’(empty, empty out)는 뜻을 가진 단어다. 얍복 시내는 비가 올 때 넘치지만 비가 오지 않을 때 말라버려 텅 비는 시내 와디(wadi)이니 상반된 두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을 수 있겠다. ‘풍부’와 ‘텅빈’ 상반된 의미를 가진 “얍복” 시내에서 거부(巨富)가 되어(10절) 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야곱의 “공든 탑이 (일시에)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2.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야곱(야아코브, יַעֲקֹב)이 얍복(야뽀크, יַבֹּק) 강에 “홀로” 남았다!(24절) 동생에게 아버지의(장자의) 축복을 빼앗긴(?) 형 에서의 분노가 ‘몇 날’이면 풀릴 것으로(창27:44) 여긴 어머니 리브가의 예상과 달리 형 에서의 분노는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 피신하여 지낸 20년 동안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형 에서가 무장한 400 명을 거느리고 다가온다는 소식에(6절) 야곱은 억장이 무너진다. 지난 20년 동안 낮에 더위와 밤에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일군(창31:40) 가족(家族)과 부(富)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지경이 된 것이다. 야곱은 두려움에 몸둘 바를 모른다.(11절) 야곱은 ‘발 뒤꿈치를 잡던’(?) 꾀를 내어 최선의 계획을 세운다. 가족과 재산을 여러 떼로 나누어 얍복 강을 건너게 하고, 야곱 자신은 한 밤중 홀로 남아 몸부림친다.(13-24절상)

  3. 날이 새도록 씨름하다가: 홀로 남은 야곱은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않겠나이다”(26절) 하나님의 사자와 ‘밤새도록’ 씨름하는데, “씨름하다”는 단어가 야바크(יֵּאָבֵק)다.(씨름하는 이 분은 20년 전 혈혈단신으로 정처 없는 길을 떠나 벧엘에 이르러 돌을 베개 삼아 잠든 야곱에게 하늘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축복을 약속한 바로 그 분이다. 창28:15) 야코브(יַעֲקֹב)가 야뽀크(יַבֹּק)에서 야바크(יֵּאָבֵק)한다! 성경은 <얍복 강에서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며 지새운 ‘그 날 밤’>이 야곱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랬다. 우기(雨期)에 출렁이던 강물이 바짝 말라버린 건기(乾期)의 얍복 강 가에 홀로 남은 야곱의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은 20년 전에 찾아와 축복했던 하나님의 사자와 생명을 건 영적 씨름이었다.

  4.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27절상) 물음에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27절하) [부러진 허리(허벅지 관절)](25절)를 부여잡고 <발꿈치를 움켜잡고 살아온 ‘내 인생의 현주소’>를 인정하는 야곱에게 하나님의 사자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28절) 오롯이 하나님 주시는 복만을 붙잡고자 하는 야곱의 열심, 열정을 인정해주시고 야곱을 마음껏 축복하신다.(29절) 밤새워 기도(씨름)하다 “부러진 허리”에서는 <백성의 총회와 왕들>이 나올 것을 약속한다.(창35:11,출1:5)

  5. 브니엘의 아침: ‘그 날’의 어두운 밤이 지나고 떠오르는 태양은 “영적인 거장”이 된 이스라엘(야곱)의 밝은 미래를 비추는 빛으로 보였다. 브니엘(פְּנִיאֵל, ‘하나님의 얼굴’)의 아침이다! 세상 발꿈치를 놓고 하나님 얼굴을 뵈라! <이스라엘(영적 거장)이 되어 브니엘의 아침을 맞으라!>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