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가 무화과를 먹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 영어를 배우면서 인상 깊게 익혔던 서양 속담이다. 여러분의 목사는 이 속담을 이렇게 살짝(?) 바꾸어 표현하고 싶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무화과를 먹는다.(The early bird eats the fig.)"- 사연을 말하자면 이렇게 된다.

    우리교회에 무화과나무가 한 그루 있다. 무화과는 한 해에 두 번 열매를 맺기 때문에 기후가 좋기만 하면 수확량이 꽤 된다. 그래서 한 그루지만 우리교회 교우들이 몇 주간에 걸쳐 무화과 맛을 보면서 행복해 한다. 주일예배 후 점심식탁에 오르는 무화과는 물론이고 화요전도대와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에 참석하는 성도들은 수시로(?) 등장하는 뜻밖의 무화과에 행복지수가 더 올라간다.

    교우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목사는 가끔 곤경(?)에 처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 무화과를 우리 교우들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교회 근처에 함께 살고 있는 새끼까치들도 무화과의 맛을 잘 알고 함께(?) 행복을 누리고자 하기 때문이다. 달려드는 새의 수가 한두 마리가 아니다. 이럴 때 목사는 갈등(?)하게 된다. 새를 생각하자니 교우들이 울고, 교우들을 생각하자니 새가 우는 것이다….

    새보다는 교우들이 소중한 것이 목사의 마음 아니겠는가. 하여 여러분의 목사는 집무실에서 책을 보다가 휴식차 창밖을 볼 때에 새끼까치가 무화과를 넘보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가차없이(?) 그 새들을 쫓아버린다. 참고로 목사의 집무실은 사택 넓은 거실이고, 거실 앞에 무화과나무가 있다.

    새끼까치들이 마음껏 무화과를 포식하는 시간이 있다. 목사가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교우들의 하루를 축복하기 위해 기도하는 이른 아침의 시간에 찾아오는 부지런한 새끼까치들이다. 나를 무서워하는 새끼까치들도 이 시간만큼은 마음껏 무화과를 포식한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