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도 귀가 있어 듣고, 입이 있어 구토를 한다.

    서울 마장동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축장과 푸줏간들이 밀집한 동네가 있다. 1980년대에 이 동네에 들렀다. 창6:3에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 말씀 중 "육신"(바사르, בשר)이라는 말이 "(동물의) 몸" 즉, "고깃덩어리"로 번역하는 단어다. '하나님의 영이 없는 상태에서 사람이 얼마만큼 타락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어이기에 직접 현장학습(?)을 하기 위해서 들렸었는데, 당시 큰 충격을 받고 구토를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한다.

    30여 년이 지난 오늘, 새삼스럽게 마장동 푸줏간에 막 도축되어 사지를 벌리고 쇠꼬챙이에 걸려 있던 수많은 소와 돼지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성경 잠언7:22에 등장하는 "도수장"(개역, '푸줏간')이라고 하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다. 지금 마장동 도축장에 수많은 소와 돼지가 30여 년 전 당시처럼 사지를 벌리고 도열해 걸려있다면 또 다시 구토를 일으킬 것이다.

    지혜의 책 잠언 7장은 음란한 여인의 호리는(유혹하는) 말에 이끌려 따라가는 젊은이를 "도수장(푸줏간)에 끌려가는 소"(22절)로 비유한다. "필경 화살이 그 간을 뚫게 될 것"(23절)을 알지 못하고 성큼성큼 다가가는 젊은이의 발걸음이 마치 '저 죽을 줄 모르고 끌려가는 짐승'과 같단다. 사실은 짐승(소)만도 못하다. 왜냐하면 짐승(소)은 도수장(푸줏간)에 끌려갈 때 눈물을 줄줄 흘리는데 이 인간(?)은 웃음을 머금었다. 조~ㅎ~다~안~다….

    이사야는 "하늘과 땅이 귀가 있어 듣고"(사1:2), 레위기는 "땅도 (입이 있어) 토해낸다"(레18:25)고 했다. 땅위의 사람들이 너무나 문란해졌기 때문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하나님이 특별히 싫어하시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영적인 문란함이다. 우상 숭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육적인 문란함이다. 간음과 음란한 생활이다. 이 두 가지는 땅도 구토를 일으킬 일이다.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