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은 말합니다(창세기 강해21)

◎성경/ 창11:1-9                                         ◎찬송/ 423장(2001.9.30. 주일오후/ 좋은교회)

1. 모든 것이 잘될 때에 겸손하게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이 평범한 진리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온 땅에 구음이 하나요, 언어가 하나”(1절)였을 때에 하나님 주신 명령과 뜻을 준행하면서 온 무리가 “흩어지지 않고”(4절하) 잘 살아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흩어짐을 면하자’는 이 말 자체에는 이미 그 안에 “온 땅에 충만하라”(1:28,9:1)는 하나님 명령에 따르지 않고자 하는 인간적인 교만이 스며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은 “사람의 이름”(4절중)을 내기 위해 “성과 대를 쌓아 하늘 꼭대기까지 닿게 하려고”(4절상) 하였다고 말씀합니다. 건축기술의 발달이 하나님과 맞짱뜨려고(?; 요즈음 유행하는 말입니다??)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2. “사람의 이름(우리의 이름)”을 드러내려 한 것이 무엇이 그리 잘못되었을까요? ‘만물의 영장’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존재인데 말입니다. 이 정도 권리는 사람에게 이미 주어진 것이 아닐는지요. 그러나, 성경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럴 만 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4절의 “온 지면에” 사람의 이름을 낸다고 했는데, 히브리 원문이 ‘알-프네 콜-하아레츠’(ץ󰙠אָ󰕗־ל󰗇 י󰗽󰘰־ל󰘨)인데, 이 말을 읽는 순간 ＊창1:2절이 생각났습니다. ‘알-프네 하마임’(ם󰖹󰗲󰕘 י󰗽󰘰־ל󰘨, 수면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고, “사람의 이름”은 ‘온’ 지면에 퍼지고…. 한층 강화된 모습입니다. ‘콜’(־ל󰗇, 전체)이라는 말을 사용했더군요. 그러면 하나님은 인간 삶에 영향력을 주지 못하게 되네요. 하나님은 수면에나 계시고, 인간은 지면에서 맘대로 살게 되겠네요.

3. 이제 분명하게 알았습니다. 󰡔바벨탑󰡕 사건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정면으로 대항하는 “또 하나의 선악과 사건”임을.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은 것이 어째서 문제가 되었습니까? “하나님과 같이 되어”(창3:5) 선악을 알게 될 것이라는 유혹에 넘어간 것이기 때문이 아닙니까? 성경의 하나님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결코 인간에게 양보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은 철저한 성경의 중심 메시지입니다.

4. 결국 바벨탑은 그 결과가 무너져야 할 운명(?)을 가지고 탄생(?)한, 태어나서는 안될 건물이었습니다.

이제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하는 일들(성과 대 쌓는 것)”을 친히 보시고 판단하시기 위해 강림하셨습니다(5절). 마치 아담과 하와를 향하여 “(아담아, 하와야) 네가 어디 있느냐?”(창3:9)고 찾아오신 하나님이 그려지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보니 ＊5절은 1-4절과 6-9절을 양분하는 구절이 되네요. 5절을 분기선으로 하여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까?

5. 전반부분(1-4절)은 활기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신바람이 났습니다. “시날평지”(2절)가 어디입니까? 오늘의 이라크 남부 지역으로 유명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세계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지요?) 발상지의 핵심입니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데스강 하류에 위치한 시날평지는 상류로부터 내려온 진흙으로 인하여 건축용 벽돌을 굽는데(3절) 천혜의 장소입니다. 또한 잘 아시듯이 강 하류는 상류에서 흘러온 퇴적물로 인하여서 비옥한 땅이 형성됩니다. 역시 4대 문명 발상지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문명의 발상지인 나일강 하류에도 ‘삼각주’(중고생 필수 암기 항목?)가 있어서 비옥한 땅이 형성되었지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들이 여기 정착하고자 한 것은 무리가 아닙니다. 이만한 땅 만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방으로 옮겨가다가”(2절) 발견한 이 땅! 그들은 이 땅에서 그들의 이름을 “만들기” 원했던 것이지요(4절). 원문‘나아세 라누 쉠’(ם󰚅 וּנ󰗢־ה󰙸󰘥󰗻)을 직역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하여 이름을 만들자”입니다. 이 말은 ‘내 인생 내가 산다’(?)는 말이 됩니다. ‘이름을 만든다(짓는다)’는 것은 그에 대한 통치권을 말하거든요(창2:19-20).

언어도 하나였겠다. 의사소통에 지장 없지요. 재료 충분하지요. 기술 발전하지요…. 하나님 서실 곳이 없네요. 그야말로 내인생 내가 살 수 있네요. ‘딱’이네요, 딱!!!

6. 그러나 후반부분(6-9절)에서 상황은 ‘사람의 (하늘을 찌를듯한) 교만한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지네요. 축복이었던 ‘하나의 언어가’ “혼잡하게” 변했습니다. 본래 ‘바벨’은 ‘신의 문(門)’이란 뜻이었는데, 이 무너짐으로 인하여 ‘혼란’이라는 의미를 가진 ‘발랄’과 연결되어버렸습니다. ｢축복｣이 ｢저주｣로 바뀌는 안타가운 순간입니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담긴 축복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저주로(?) 바뀌는 순간과 흡사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경영하는 것을 금지하시고(중단시키시고), 여지없이 성을 박살(?)내셨습니다. “하늘을 찌르는 인간의 교만”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것이지요. “이래도 ‘흩어짐을 면하자’고 하겠느냐?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 명령을 무시하겠느냐?” 행동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인간의 불순종이 하나님의 뜻을 변경시키지 못합니다. 때로 하나님은 ‘심판’을 통해서라도 당신의 뜻을 관철하시는 분이십니다. “좋게 말씀하실 때” 순종하는 것이 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이지요. 우리의 불순종이 복을 심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인간의 벽돌 한 장이 하나님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