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시작되다.(창세기 강해22)

◎성경/ 창11:10-12:1                                       ◎찬송 401장(2001.10.7. 주일오후/ 좋은교회)

1. 드디어 성경 전체에서와 구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브라함은 성경 전체에 400여 회 등장한다. 신약에도 74회 등장하니까 그 위치를 실감할 수 있다. 창세기 안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더욱 지대하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 전까지가 11장, 이삭이 2장, 야곱이 12장, 요셉이 13장인데 아브라함은 14장(12-25장)에 걸쳐 등장한다.

2.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성경은 그의 가족 배경을 자세하게 기록한다. 기록하되 ‘새로운 천지창조’라고 할 수 있는 홍수 이후의 노아로부터 시작하는 세 아들 가운데 셈의 족보를 다시 등장시켜가면서까지 아브라함의 출생을 다룬다. 큰 배려라고 할 수 있다.

3. 아브라함의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믿음의 결단”이다. 물론 그의 ‘믿음의 결단’이라고 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성숙해져서 그의 아들 이삭을 바치는 경지(?)에 올라 하나님께 인정받게 된다(창22:12,16-18). 아브라함을 통해서 기록되는 “신앙인의 성숙을 향한 나그네 인생길”은 오늘의 하나님 백성들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바가 크다(앞으로 이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4. 개인의 ｢뿌리｣는 중요하다. 오늘의 한 개인이 등장하기까지에는 그 뿌리가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아브라함의 뿌리를 말할 때에는 적어도 ‘셈’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10절).

그리고 11장에 등장하는 족보는 10장에 등장하는 족보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10장의 족보가 노아의 세 아들로 인하여 세상에 많은 민족이 생겨났음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11장(10절이하)의 족보에서는 그 범위를 좁혀서 셈에게로 초점을 맞추면서 그 흐름을 “여호와께서 당신의 구원 역사를 이루기 위해서 선택하신 아브라함”에게로 맞추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믿음의 가문이 갖는 족보의 의미가 두 가지다. 하나는 ‘보편적인 의미’요, 다른 하나는 ‘특별한 의미’다. 하나님의 구원 역사도 마찬가지다. 우리 신앙의 고백도 마찬가지일 수 있고.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는 “보편적인 의미”에서 ‘우리의 삶’ 전체를 조망하면서 역사 속에서 ‘공동의 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이루어야 할 필요가 있고(‘숲’), 다른 하나는 “특별한 의미”에서 ‘내 삶’을 깊이 있게 조망하면서 ‘나만이 갖고 있고, 나만이 할 수 있는’ 하나님 주신 위대한 섭리(vision)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나무’).

5. 11:10-26을 보면 셈으로부터 아브라함에 이르는 세대수가 10세대다. 아담에서 노아까지가 10세대인 것과 일치한다(창5장). 즉 ‘노아의 홍수’를 기점으로 인류의 족보가 10세대씩 대칭을 이룬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노아를 “제2의 아담”으로 보려고 했다면, 아브라함을 “제2의 노아”로 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위대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이야기가 출발한다<특이한 것은 노아 이후 인간의 수명이 계속 짧아져서, 120년의 수명(창6:3)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이스라엘이 “하나님 백성”으로 󰡔언약󰡕을 맺는 일을 감당한 모세에게서 120년(신34:7)으로 맞아떨어진다>.

6. 아브라함은 본디 “우르”(티그리스 유프라데스 강 하류/ 창11:2- ‘시날평지?)에 살았던 것 같다(28절). 그러다가 상류로 이동하여 “하란”에 거주할 때까지 아버지 데라와 함께 살았던 것 같다(31-32절). 그러면 이러한 이동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적어도 11장 앞부분을 보면 시날평지(하류)야말로 가장 거주하기 좋은 장소였을 텐데, 왜 상류로 다시 거슬러 올라갔을까?

이 문제는 유대 역사에 정통했던 스데반의 설교에서 그 해결점을 찾는다. 본디 아브라함은 ‘우르’에 있을 때에 첫 번째 부르심을 받았다(행7:3-4). 그러나 아브라함은 ‘본토 친척’은 떠났으나(롯은 아브라함이 의지할 대상이 아니요, 보살펴줄 대상이므로 논외로 한다), 아버지는 떠나지 못했다. 아버지 생전에 하란(메소포타미아 문명권 제일 끝?)에 주저앉았다가 아버지 데라 사후(死後)에 하나님께서 다시 부르시니(창12:1), 이 때 비로소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게 된다. 때로는 하나님의 소명에 ‘즉시’ 응답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조상이 되게 하는 하나님의 엄청난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브라함이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