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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과 상전들에게(에베소서 강해27)
◎성경/ 엡6:5-9 ◎찬송/ 412,189장(2010.12.22. 수요기도회/ 둔산제일교회)
* 종과 상전의 관계는 오늘로 말하면 직장의 상사와 아래(?) 직원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가치관을 담은 바울 사도의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는 삶의 현장을 담은 귀한 말씀이다.
* 로마 제국에는 약 6천만 명 가량의 노예들이 있었다고 추측 된다. 일부 주인들은 노예를 배려해 주었지만, 대부분의 노예 생활은 비참했다. 법적으로 노예들은 인간이 아니라 <물건>이었다. 노예는 도구 이상 좋은 대우를 받지도 못했으며 도구 이상의 권리를 가지지도 못했다. 노예는 "우연히 말(言語)을 하게 된 짐승"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노예 한 사람은 소 한 마리 값'이었다고 한다.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조차도 "주인과 노예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으며, 노예는 하나의 도구이며 도구는 생명이 없는 노예와 같은 것인만큼 주인과 노예 사이에는 아무런 우정이 있을 수 없다"고 기록했다고 한다. 바아로(Varro)는 농업에 대하여 저술하면서 농업 용구를 세 가지 종류로 구분했는데, '말을 하는 것'(노예)과 '말을 하지 못하는 것'(가축)과 '아무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수레 등 농기구)이 있다고 했다.
로마의 법률가 가이우스(Gaius)는 [법학원리]라는 책에서 "주인에게 노예의 생사권이 있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용인된 것이다."라고 썼으며, 노예들이 도망치다 붙잡혔을 경우 F(fugitivus, 도망자)자를 이마에 낙인찍었고,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노예들이 특히 두려워 떤 것은 그들의 운명이 전적으로 주인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고 하는 점이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자기 애완용 메추라기 새를 죽였다고 해서 한 노예를 십자가형에 처했다. 베디우스 폴리오는 수정으로 만든 술잔을 떨어뜨려 깨뜨렸다고 해서 한 노예를 산채로 사나운 칠성 장어가 있는 못에 집어 넣었다. 한 로마 부인은 단지 자신이 화가 났다는 한 가지 이유로 노예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이러한 주인들의 압제와 횡포(?)에 노예들은 도망가기도 하고 혹은 보복을 했는데, 보복은 종종 살인 또는 강간으로 나타났다.
1. [순종과 사랑]이라고 하는 상호 존중의 가치는 부부와 부모 자녀 사이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핵심 가치를 담고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직접적인 가족 관계(부부와 부모 자녀 사이)에서의 핵심 가치가 직접적인 가족 밖에서의 생활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가치로 연결된다고 하는 데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바울 사도를 통해서 주시는 성경말씀은 로마의 시민권자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종들(노예들)을 향하여 봉기를 일으키라고 말하지 않았다. 도피하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성실함으로 생활하면서 환경을 바꾸라고 말씀한다.
2. 종들아(5-8절)- 바울은 노예제도에 대해 공격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이 제도를 없애는 방법으로 정치적인 방법이 아닌 복음적이고 마음 중심에서 우러나는 [순종과 사랑]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1) 두려워하고: 2) 떨며:
3) 성실한 마음으로: "성실한"(하플로테티, ἁπλοτητι < ἁπλους, 하플루스; '단순한, 접힌 데가 없는')- "동기의 순수성"을 강조한다.
*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라.(5절)- "하늘의 상전"에게 하듯이(?)(9절)
4) 눈가림만 하지 말고: "눈의 봉사"(eyeservice)(?)- 단지 주인의 '눈'을 끌기 위한 행동.
5) 마음으로(목숨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6절):
6) 기쁜 마음으로(단 마음으로-선의 열심-, 개역)(7절상):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세로.
*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7절하)
* 왜냐하면,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종이든지 자유인이든지, 각각 그 갚음을 주님께로부터 받게 됨을 여러분은 아십시오."(8절, 표준새번역)
3. 상전들아(9절)
1) 너희도 종들에게 "이와 같이 하고"(9절상):
2) 위협(공갈- 개역)을 그치라(9절상): 공갈- '무섭게 으르고 위협하는 것'
* 왜냐하면,
(1) "그들의 상전도, 너희의 상전도 하늘에 계시고"(9절하):
(2) "(하늘에 계신 너희들의 공동 상전이신) 그에게는 사람을 외모로 취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9절하)
4. 바울 사도는 당시의 노예제도를 뒤흔드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울 사도를 통한 하나님 말씀은 로마의 노예 제도를 없애버렸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나라 선교 초기에 곳곳에서 일어났다. 다음의 글들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1895년 서울 관자골(지금의 관훈동 부근)에 있던 백정 마을에 박성춘이란 백정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중병에 걸려 절망적 위기에 처했다. 미북장로교회 선교사 무어가 제중원(세브란스 병원 전신) 선교사 에비슨(뛰어난 의술로 후에 고종의 시의가 되어 궁궐 출입함)을 데리고 관자골을 찾아 정성스럽게 치료해 살려냈다. 당시 시의(侍醫)가 백정 마을에 나타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박성춘은 은혜를 갚은 마음으로 무어 선교사가 사역하던 교회에 나갔는데, 그 교회는 양반 마을인 곤당골(현 소공동 롯데 호텔 부근)에 있던 양반 교회였다. 그런 교회에 '백정'이 나타났으니 교회가 발칵 뒤집혔다. 양반 교인들은 백정 박성춘을 다른 교회로 보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무어 선교사는 '하나님 앞에 인간이 평등하다'며 그들의 요구를 일축했고 결국 양반교인들은 홍문수골(광교 조흥은행 본점자리)에 따로 교회를 세우고 나갔다. 이 모든 과정을 목격한 박성춘은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오기가 생겨 서울 근교 백정 마을을 찾아다니며 전도했다. "백정으로 태어나 사람 대접도 못 받고 살아온 우리를 사람 대접해 주는 종교가 왔다."
이렇게 해서 곤당골교회는 백정들과 천민들로 가득 차게 되엇다. 홍문수골로 나간 양반들은 이런 곤당골교회를 보고 '첩장교회'(첩년들과 백장놈들이 다니는 교회)라며 무시했지만 곤당골교회는 계속 성장했다. 그리고 3년 후, 교회를 합치자는 홍문수골 교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탑골(지금의 인사동)에 새 예배당을 마련했다. 이것이 인사동 승동교회의 출발이다. 1911년 승동교회에서 처음으로 장로님을 선출할 때, 박성춘은 양반출신 후보들을 누르고 초대 장로로 선출되었다. 그는 내친김에 정부를 상대로 백정 차별정책 철폐운동을 전개하여 '백정 해방운동가'로 일약 유명 인사가 되었다.
반면에 양반인 월남 이상재는 감옥에서 '위대한 임금의 사자'가 나타나 "내가 네게 믿을 수 있는 기회를 두 번 주었거늘 그 때마다 거절하였다. 그래도 네 생명을 보전하여 이곳에 두었고 이번이 마지막으로 너와 네 민족이 진보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노라."는 꿈을 꾸고 성경을 읽으면서 통회자복하고 겸비와 사랑에 사로잡혀 출옥 후 '황성기독교청년회'(YMCA)를 만들어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민중 속에서 민중을 섬기는' 새로운 차원의 사회운동을 전개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