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福)된 인생을 꿈꾸며…(창세기 강해23)

◎성경/ 창12:1-9 ◎찬송/ 434장(2001.10.14. 주일오후/ 좋은교회)

1. 창12:1-9를 대할 때에 김이곤목사님(한신대 구약학 교수)의 글을 빼놓을 수 없다. “소명받은 자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된 고전적인(?-1979년) 글인데 빼어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글이어서 소개한다.

1) 소명(召命)을 받는다는 것은 약속을 향한 자기 부정적 결단(1절): 아브라함이 여호와께로부터 받은 소명 내용은 <～으로부터(ןימ, from) ～에로 가라(לא, to)>는 하나님의 명령 속에 담겨져 있다. 이것은 그 구조상 ‘자기부인’(自己否認)을 전제한 그리스도의 부르심, 즉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마16:24, 막8:34, 눅9:23)는 부르심과 동일한 성격의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요구된, 이른바 <버려야 할 것>은 놀라웁게도 사람이 그의 생명을 부지하는 데 절대 필요한 “천부의 생명자원들”(all natural roots)이다. ①｢너의 땅(본토)｣은 인간 삶의 가장 근본적인 거점이다. 아사마 빈 라덴이 아프카니스탄을 떠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②｢너의 혈친(血親, 친척)｣은 천부(天賦)의 보호자 그룹이다. “혈친 보복의 법”(血親報復의 法)이야말로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개인의 유일한 보호장치였다. ③｢너의 아버지 집｣도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인간 삶의 중요한 요소였다. 이는 가족간의 화기애애한 유대관계를 넘어서서 “정신적 삶의 근원”을 상실한다는 의미를 드러낸다.

결국, 우리의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따라) “미래에 있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면서 오늘에 이루어야 할 자기부정적인 결단이다”(히11:1,8).

2) 소명 받은 자의 삶은 세계 운명의 근원(2-3절): 자기부정의 결단을 요구하는 하나님의 명령 다음으로 이어지는 아브라함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에서 아브라함은 전무후무한(?) 복을 약속 받는다. ①너를 통하여 큰 민족을 이루게 해 주겠다. ②너의 ‘이름’을 크게 유명하게 해 주겠다. ③너로 하여금 모든 열국(세계)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계의 복과 저주의 근원이 되도록 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이 이상 더 빛나는 복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구원 역사(구원사, 救援史)에 동참하는 여부에 따라서 열국의 운명, 즉 세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우리 주님 말씀하신 “빛과 소금”(마5:13,14)을 의미한다. 그 빛 안에 거하는 자는 빛 아래서, 그 소금의 침투를 받는 자는 부패되지 않는 사회 안에서 살게 될 것이다. 이를 바꾸어 말한다면, 부름받은 자가 그 빛을 밝히는 여부에 따라 세상이 밝아지거나 어두워지거나 할 것이며, 소명받은 자가 그 맛을 내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세상의 부패가 방지되느냐 방치되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실로 “아브라함의 소명은 소명받은 자가 가질 세계 역사의 축으로서의 삶, 세계 운명의 관건(關鍵, 복과 저주의 관건)으로서의 삶을 요청하는 그런 비장한 성격의 것”이라 하겠다.

3) 소명받은 자의 길은 순례의 길(4-9절): 불확실한 약속을 믿고 무조건 그 부르심에 복종하고 떠난(4절) 아브라함의 장엄한 출발이 “마침내”(5절) 가나안에 들어간 후에도 그는 오히려 다시 “그 땅을 통과하여”(6절) 계속해서 “점점 남방으로 옮겨 갔더라”(9절)는 말씀 앞에서 우리는 당황하게 된다. 더욱이 하나님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우리는 일종의 좌절감을 느끼기에 이르기까지 한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그 “때”는 아득히 아브라함의 생(生) 저 너머로 넘어가고 있는 애처로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또 하나의 새로운 순례의 길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으면서”(7,8절) 순례의 길을 간다. 뿌리 깊은 이교(異敎)의 사회 속을 <나그네>로서 유랑하면서도 그 눈에 구체적으로 보이는 관능적, 문화적 유혹(호2:5)에 굴하지 않고 오직 보이지 않는 여호와의 약속만을 향하여 걸어가는 길이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 천국을 향하여 가는 성도의 삶이 아닐까? 여기 칠흙 같은 어둠 속의 일엽편주들을 향하여 비추는 등대의 빛이 있다.

2. 김상복목사님은 본문의 사건을 “모험”으로 본다. 미래를 향한 비전, 위대한 일에는 일종의 모험이 따르는데, 신앙은 모험적인 삶이므로 멋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험은 1) 개인적인 복(네게…, 네 이름, 열국의 아비, 열왕이…), 2) 민족적인 복(큰 민족을…, 수많은 후손), 3) 세계적인 복(땅의 모든 민족이…, 나라들이 네게로 좇아…)을 향한 모험이라고 이해한다.

3. 여러분의 목사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본문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복(福)된 인생을 꿈꾸며 살아라. 신앙의 모험은 결코 저주가 아니다. 복이다. 단지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인내하는 사람, 좋으신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걸어가 복받고 승리하여 <꿈을 이루는 복된 인생>을 살 수 있다”라고 하시는 좋으신 우리 하나님의 음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