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있는 사람아1(마태복음 강해9/ 산상수훈 강해1)

◎성경/ 마5:1-12 ◎찬송/ 88,5346장(2012.2.1. 수요기도회/ 둔산제일교회)

1. 복 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복’을 누리면서 사는가? 아니면 ‘사상누각(沙上樓閣) 같은 복 아닌 복’을 복으로 혼동(착각)하면서 사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복’이라면 마음껏 누리고, 추구하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1) 성경이 우리에게 복을 받으면서 살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민6:24-26, ｢구약의 축도｣)(｢신약의 축도｣, 고후13:13).

- 민6:24-26 "2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이렇게 축복하여 이르되, 24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25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26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 27 그들은 이같이 내 이름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할지니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리라."

- 고후13:13 "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2) 구약, 신약에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복’이라는 단어입니다(창1:28, 12:1-3, 시128:1-6). 그리고, 성경의 ‘복’은 실제적인 복을 말하는 개념입니다. ‘이 땅에서 실제 누리고 있는 복’을 말씀합니다(시1:1-3, 마5:3-12). “복 있는 사람들!” 정도의 단어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시1:1, 아쉐레, י󰙟󰚉אַ / 마5:3, 마카리오이, μακαριοι).

- 창1:28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 창12:1-3 "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2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3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 시128:1-6 "1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2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3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4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 5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 너는 평생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며, 6 네 자식의 자식을 볼지어다 이스라엘에게 평강이 있을지로다."

2. 마태가 전한 복음에서 “복 있는 사람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1) 위치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마5-7장을 흔히 상상수훈(산상보훈)이라고 부릅니다. ‘산 위에서 가르치신 중요하고 보배로운 가르침’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미 확인했듯이 마태는 ‘유대인들을 위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모세 오경의 방법으로 5개의 강화(講話)를 묶었습니다(마5-7, 10장, 13장, 18장, 24-25장).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설교 군(群)(講話)이 마5-7장의 산상수훈입니다. 마태에게는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의 삶’을 가르친 중요한 우리 주님의 설교였기 때문에 첫 번 위치에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2) 내용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동일한 설교 군이 누가복음에 언급되기도 하는데(눅6:17-49), 누가가 볼 때에 예수님이 서신 위치는 ‘평지’였습니다(눅6:17). 그러나, 마태가 볼 때에 예수님 서신 곳은 분명히 ‘산’이었습니다(1절). 아마 보는 사람에 따라서 평지로 볼 수도 있고, 산으로 볼 수 있는 지형의 언덕배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가르치시는 예수님을 보고, 분명히 마태는 ‘산에서’ 하나님의 언약(십계명)을 받아 내려온 모세(출19:3)를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 출19:3 "모세가 하나님 앞에 올라가니 여호와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 말씀하시되 너는 이같이 야곱의 집에 말하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라."

지금 ‘산’에 서신 예수님은 모세를 능가하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옛 사람에게 말한바…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마5:17-48의 곳곳에서)라고 하는 독특한 기록 양식은 마태의 이러한 믿음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누가가 볼 때에 우리 주님 ‘눈을 들어’ 가르치셨는데(눅6:20), 마태는 ‘입을 열어’ 가르치십니다(2절).

- 눅6:20 "17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내려오사 평지에 서시니 그 제자의 많은 무리와 예수의 말씀도 듣고 병 고침을 받으려고 유대 사방과 예루살렘과 두로와 시돈의 해안으로부터 온 많은 백성도 있더라… 20 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고 이르시되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

- 마5:2 "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2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3. 마태의 8복 선언 기록은 히브리 시의 줄맞추기 형식을 취하고 있고, 그 구조상 두 연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연은 3-6절이고 제2연은 7-10절인데, 헬라 원문으로 두 연의 단어 수가 동일합니다(각 36개). “천국이 저희 것이다”(οτι αυτων εστιν η βασιλεια των ουρανων, 호티 아우톤 에스틴 헤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는 말이 제1연 서두와 제2연 마지막에 있습니다(3절하, 10절하). “의”(δικαισυνη, 디카이오쉬네)라는 단어가 제1연 끝절(6절상)과 제2연 끝절(10절상)에 있습니다.

마태가 두 연으로 나눈 복들은 서로 독립해서 받으면서, 동시에 서로 연결시켜서 받아야 할 말씀으로 보입니다. 제1연에서 언급한 덕목들(①심령이 가난한 것, ②애통하는 것, ③온유한 것, ④의에 주리고 목마른 것) 없이 제2연에 언급한 덕목(①`긍휼히 여기는 것, ②`마음이 청결한 것, ③`화평케 하는 것, ④`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것)의 실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4. 제1연의 4가지 복을 자세히 살펴보면,

1)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이 받는 복입니다(3절).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전적인 무능을 느끼고 하나님의 전적인 도움을 의뢰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영적인 거지’(spiritual begger)가 되는 것이며, 자신의 무능과 보호할 이 없음을 철저히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이 아닌, “어린아이들”이 되는 것입니다(마11:25)

- 마11:25 "그 때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본디 “가난하다”(프토코스, πτωχος)는 말은 물질적인 가난으로(신15:11) 압제를 받으며(시72:4) 도움 받을 길이 없는(시72:12) 사람을 말합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는 사람들입니다(시69:29,32- 32절의 ‘온유한 자’는 ‘가난한 자’를 말합니다). 그래서 누가복음에서는 “(물질적으로)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언급합니다(눅6:20).

마태가 “영적인” 가난을 말하는 이유를 우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하다고 해서 반드시 교만하여 하나님을 무시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물질적으로 가난하다고 해서 반드시 영적으로 겸손(가난)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물질적으로)부자이면서도 (영적으로) 겸손한(가난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반면에 (물질적으로)가난하면서도 (영적으로) 교만한(부요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가난할(겸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하나님의 통치)는 주어집니다(계3:17-21). 아무리 좋으신 하나님께서 나를 다스리고 싶어하신다 하여도, 하나님 나라를 선물로 주시려 하여도 내 마음(영)이 가난하지 못하여 하나님 앞에 고개 빳빳이(?) 세우고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내 주먹을 믿어라’(?) 하면 그에게 하나님 나라(하나님의 다스림)는 요원한 것입니다. 불가능한 것입니다.

- 계3:17-21 "17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18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 19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 20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21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 하리라. 22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2) “애통하는 사람들”이 받는 복입니다(4절). 누가는 ‘실제로 우는 사람들’(페이논테스, πεινωντες- weep, 눅6:21)을 언급했는데, 마태는 ‘조용히 눈물짓는(슬퍼하는) 사람들’(펜쑨테스, πενθουντες- mourn)을 말합니다. 그래서 박수암은 전자를 육체적인 슬픔으로, 후자를 영적이며 윤리적인 슬픔으로 해석합니다(󰡔산상보훈󰡕, 104면). 즉, 단순히 양식이나 물이 없어 슬퍼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의가 시행되지 않음으로 해서 의인으로서 느끼는 슬픔(거룩한 눈물?)이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경험하는 성도의 슬픔입니다(암8:11).

- 암8:11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이런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복은 “위로 받는 것”입니다. ‘신적인 수동태’(divine passive)를 사용해서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는 행동’의 결과로 받는 은혜를 가리킵니다. 즉, 인간 편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수혜자(受惠者)가 되는 것이지요.

3) “온유한 사람들”이 받는 복입니다(5절). ‘진심 어린 마음의 겸손’을 소유한 사람들입니다. 이 복은 구약적인 배경을 가진 복입니다. 시37편이 그 배경이지요. 이 땅에는 악인들이 많이 있습니다(시37:1a). 그리고 악인이 잘 되고 의인이 안되는 것으로 보이는 착시(錯視) 현상이 있습니다(렘12:1). 그래서 우리는 가슴이 아프고 분노합니다(시37:1b, 8). 그러나 “악인의 재물은 의인을 위해 쌓여짐”(잠13:22)을 알아야 합니다.

- 잠13:22 "선인은 그 산업을 자자 손손에게 끼쳐도 죄인의 재물은 의인을 위하여 쌓이느니라."

이 험한 세상에서도 “참아 기다리며, 하나님을 바라는 사람들”(온유한 사람들)(시37:3-7)이 결국 땅을 차지합니다(시37:11).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는 말씀 역시 ‘신적인 수동태’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의하면 악인은 “잠시 후에” 사라져버립니다(시37:2,10). 하나님의 사람들은 고결한 사람들입니다(렘12:5-6). 이것이 “믿음”입니다(히11장, 빌4:12-13).

- 시37:3-7, 11 "1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2 그들은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당할 것이며 푸른 채소 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 3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땅에 머무는 동안 그의 성실을 먹을 거리로 삼을지어다. 4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6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7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 8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 9 진실로 악을 행하는 자들은 끊어질 것이나 여호와를 소망하는 자들은 땅을 차지하리로다. 10 잠시 후에는 악인이 없어지리니 네가 그 곳을 자세히 살필지라도 없으리로다. 11 그러나 온유한 자들은 땅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하리로다."

4)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이 받는 복입니다(6절). 여기 “의”(디카이오쉬네, δικαισυνη)는 윤리적인 개념이라기보다 ‘하나님의 구원 행위로서의 의’를 가리킵니다(사51:8b). “주리고 목마름”은 하나님의 구원을 갈망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황을 가리킵니다(사41:17-20 / 출2:23참고). 즉, 윤리적인 의를 행하려고 노력하는 상태를 가리키기보다는 ‘하나님의 구원에 배고파하고 목말라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영적인 갈증이 있습니까? 우리 주님 기도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소서”(마6:10a)라고 하는 ‘타는 목마름’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받는 복은 “배부름”입니다. 역시 ‘신적인 수동태’로 기록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임을 전제하는 마태는, 아마도 시107:9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혹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 말씀으로 산다”(마4:4, 신8:3)는 구절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 시107:9 "그가 사모하는 영혼에게 만족을 주시며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심이로다."

- 마4: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