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표’가 있는 사람: 계약수혜(창세기 강해32)
◎성경/ 창17:9-14 ◎찬송/ 455장(2001.12.16. 주일오후/ 좋은교회)
1. ‘전능의 하나님’께서 선포한 계약(약속)의 “수혜자”(창세기 강해31 참고)인 아브라함에게(‘이름’을 바꾸시면서까지 약속을 확증하심), 하나님은 “할례”(남아의 양피를 베는 것, 11절)를 요구하십니다(10-11절). 그리고 ‘할례’는 후손 대대로 이어질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위대한 “표징”(表徵, 11절- 신분증?)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 됩니다(‘신분증’ 잃어버리면 얼마나 불편한지 겪어본 사람은 압니다). 형식이 내용의 보증을 필요로 하듯이 내용은 형식으로 표현됩니다. 하나님과의 “약속”이 “할례”를 통해 증명되고 보존되는 것이지요.
2. 할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집에서 난 자든지, 이방 사람에게서 돈으로 산 자든지’(12,13절- 두 번 반복) 받아야 할 “영원한 언약”(13절)이라고 말씀합니다. 따라서 할례를 받지 아니한 사람은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하나님의 언약을 배반하였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14절). ‘할례’와 (유아)‘세례’를 연결시킬 때에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3. 할례와 유아세례(세례): 할례는 ‘하나님 백성’이 되려면 누구를 막론하고 태어난지 8일만에 행해야 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표시(‘징표’)였습니다. 갓난아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할례>를 받음으로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identity, 신분증?)을 가지듯이, 부모의 신앙고백으로 ‘하나님 백성’ 표시(징표)를 받는 <유아세례>는 중요한 의식이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받는 <세례>도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4. 할례(세례)와 구원: 할례 자체가 하나님 백성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육체적인 증거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 표시(정체성, 신분증?)는 중요합니다. 면허증 없다고 운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면허증을 받고 운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할례를 받지 않았어도 하나님 백성일 수 있습니다(아브라함은 ‘하나님 백성’ 된지 25년만에 할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할례를 받은 것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 백성’의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할례(세례)는 “나는 구원에(하나님 백성 됨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다”고 하는 ‘보이지 않는’(불가시적인) 신앙을, ‘보이도록’(가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5. 할례를 받을 수 없던 광야를 지나, 요단강을 건너서 약속의 땅에 들어간 하나님 백성들에게 할례는 가장 중요한 첫 의식이 되었습니다(수5:2). 그들은 요새 중의 요새인 “여리고”성 전투(?)를 앞두고, “길갈”(‘애굽의 수치를 굴려버렸다’, 수5:9)에서 할례를 받아야 했습니다. ‘할례’의 기간은 결코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이 기간은 “여호와의 군대장관”이 도착할 시간을 맞추는, 승리를 위한 “축복의 기다림”이 되었습니다(‘주일성수’를 이러한 관점으로 이해할 때 은혜가 됩니다).
6. 신약에서는 <마음의 할례>가 중요한 관점으로 등장합니다. 신약(新約, 새약속)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 때문에 ‘육체의 할례’보다 “마음의 할례”가 중요하게 등장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시인함으로’ 구원에 이르는(롬10:9-10) 새로운 길이 열렸기에, ‘마음의 할례’(할례의 본래 의미는 ‘더러운 것을 제거함으로 깨끗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가 ‘意味化’된 것이지요(행7:5- ‘마음과 귀’의 할례, 롬2:28～29- ‘마음’의 할례). 이는 우리 주님께서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마15:18-20)는 가르침과 상통합니다. 즉 ‘마음의 할례’는 ｢우리의 영혼, 우리의 속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음 받는 것을 말하며, 이 때 진정한 의미에서의 ‘하나님 백성’으로 거듭나는 것｣이지요(요3:3-5, 고후5:17).
7. 할례(포경수술)에 대한 과학적인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하여 김상복목사님이 재미있는 의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요약해서 옮겨놓았습니다(김상복. 모험을 두려워 말라. 횃불, 1994, 1999. 192-195면). 남아의 할례는 출생한지 8일이 ‘가장’ 적합하고, 남아 할례가 있는 유대인과 모슬렘, 피지의 여성에게서 자궁암 발생률이 ‘현저하게’ 낮았다는 것입니다. 20세기에 비로소 발견된 의학 지식은 성경보다 4,000년이나 늦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분입니다.
8. 아버지가 할례를 받았다고 해도 아들은 아들대로 받아야 하는데 착안한(?) 김서택목사님은 재미있는 말을 하더군요. ‘잘라내고 잘라내도 자손들에게 계속 생겨나는 양피’를 자를 때에 이렇게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죄성이야. 아버지가 잘랐어도 계속 잘라야 해. 인간들은 계속해서 죄를 잘라내야 하는 존재야”(김서택.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오는가. 1998, 298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