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에도 '꽝!'이 있다(고린도전서 강해 23)

◎성경/ 고전13:1-3 ◎찬송/ 220,299장(2015.3.18. 수요기도회/ 둔산제일)

1. ‘동파(凍破)된 수도관’ 단상

2013년 2월 초. 늦은 강추위가 불어 닥친 어느 수요일 오후5시, 가스 검침원이 지하 보일러실 벽에서 수도관이 터져 많은 물이 새고 있음을 알려주었다.(정확하게 말하자면 언제인지 모른다. 그 시간에 발견한 것뿐이니까) 수요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당황했다. 수돗물을 잠그려고 마당에 있는 계량기 박스를 열었다. 대부분 밸브가 보이는 것인데 당황해서인지 밸브가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 우체통에 명함을 남긴 설비업체에 전화를 했다. 현장에 있어서 2시간 후에나 도착할 수 있단다. 114의 도움으로 가까운 설비업체 전화번호를 얻어 수리를 부탁했다. 잠시 후 기술자가 도착했는데 수리비가 20만 원이라고 한다. 20만 원! 생각보다 많은 액수에 머뭇거리자 저렴하게(?) 잘 해드리는 것이라고 한다.

물은 새고 있고, 수요기도회가 있으니 빨리 수리해줄 것을 부탁했다. 기술자가 마당에 있는 계량기 박스를 열어 밸브를 잠갔다. 20년 전이던가? 그 때에는 밸브가 크고 쉽게 눈에 띠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먼저 밸브를 찾았으면 좀 더 여유 있게 수리를 맡길 수 있었을텐데. 어쨌든 당황했던 내가 실수다.

수리를 시작한 지 40여 분이 흘렀을까. 일을 다 마쳤다고 한다. 보니까 벽을 다 허물어낸 것이 아니라 가볍게 깨어내고 관의 일부를 교체했다. 허탈(?)했다. 아무리 겨울 동장군이 기세를 부려서 많은 수도관 동파로 인하여 수리비가 상한가라 할지라도 부품 한 개 교체에 40여 분 작업이 20만 원이라니…. 어쩌겠는가. 이리 된 것을. 예수님 믿으라고 복음을 전하고 수리비를 지불했다.

당일 가스 검침원의 수고가 고마워 음료를 전하기 위해 나갔다가 검침원이 지하 수도관이 터졌다고 알려주었으니 망정이지 계속 누수 될 뻔했다. 지하라고, 보일러실이라고 점검하지 않았던 것이 잘못이다.

우리의 신앙도 잘 점검해야 한다. 수시로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따뜻한 사랑이 이렇게 중요하다. 교회 안에, 우리의 신앙에 사랑이 없을 때에 신앙에도 동파 사고(?)가 일어난다. 동파사고 하나에서도 우리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2. 오늘 우리가 읽은 고전13장은 유명한 [사랑장]이다.

1) 흔히 사랑에 대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정의를 내린다. "사랑"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니까 세 가지가 소개되어 있었다.

[명사] 1.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2.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3.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2) 심지어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거나,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해괴한(?) 정의도 한때 유행했었다. 과연 사랑은 무엇인가?

3) 다른 의미로의 사랑 말고, 하나님 말씀 성경이 말씀하는 "사랑"이 무엇이냐는 거다. 그 대답이 고전13장에 있다.

3. 고전13장을 살펴볼 때, 앞의 12장과 뒤의 14장을 연결해서 살펴볼 때 그 의미를 더 깊이 알 수 있다.

1) 고전12장: 성령의 은사("지체의 비유") 특히, 성령의 8가지(9가지- '방언'의 은사와 '통역'의 은사를 분리할 경우) 은사 설명.

-. χαρισμα(은사, 선물): 신약성경에서 17회 사용했는데, 그 가운데 5회가 고전12장에서 사용되었다.(4,9,28,30,31절/ 사실은 12장 내용의 흐름 속에는 의미상 그 이상의 횟수가 사용되었다.)

-. χαρις(은혜): 신약성경에서 156회 사용되었다.

-. χαρα(기쁨): 신약성경에서 59회 사용되었다.

2) 고전13장: 사랑("더 큰 은사, 더 사모할 은사, 가장 좋은 길(열심히 구할 은사- 표준새번역)"/ 고전12:31)

*고전12:31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 사모하라. 내가 또한 가장 좋은 길을 너희에게 보이리라."(표준새번역: "그러나 여러분은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십시오"/ 유진 피터슨, 메시지 "그러나 나는 이제 여러분에게 훨씬 나은 길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 αγαπη(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적 사랑): 신약성경에서 116회 사용, 고전13장의 13절 중에서 12회 사용되었다.(1, 3×2, 4×5, 8, 13×3)

3) 고전14장: 은사의 사용(예언과 방언을 중심으로) 핵심 단어 "덕" "질서"(고전14:40)

*고전14:40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유진 피터슨, 메시지성경, "무슨 일을 하든지 예의 바르고, 사려 깊게 하십시오."/ 표준새번역 "모든 일을 적절하게, 또 질서 있게 해야 합니다.")

-. οικοδομει(덕): 신약성경에서 59회 중 고전14장에서 7회 사용되었다.(3, 4×2, 5, 12, 17, 26)

4. 고전13장 가운데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1-3절 말씀이다. [사랑의 절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다.(*1-3절: 사랑의 절대 필요성, *4-7절: 사랑의 특성, 내용, 본질, *8-13절: 사랑의 영원함)

1) 번역 본 비교:

-. 개역개정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 유진 피터슨, 메시지성경 "1 내가 사람의 유창한 말과 천사의 황홀한 말을 해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녹슨 문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2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힘차게 전하고, 그분의 모든 비밀을 드러내고, 모든 것을 대낮처럼 환히 밝혀도, 또 내가 산에게 '뛰어올라라' 명하면 산이 그대로 뛰어오를 만큼의 믿음을 지니고 있어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3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순교자처럼 불살라질 각오를 하더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믿고,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랑이 없으면, 나는 파산한 사람이나 다름없습니다.)"

-. 표준새번역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방언으로 말을 할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내가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3 내가 내 모든 재산을 나누어 줄지라도, 1)자랑스러운 일을 하려고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1) 다른 고대 사본들에는, '내 몸을 내주어 불사르게 할지라도')"

2) 본문 주석(본문의 의미)

-. 윌리암 바클레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고전13장은 신약성경 전체를 통해서 가장 훌륭한 장이다." 이상근, "(바울을 통해 주신 하나님 말씀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가장 힘 있고, 또 가장 심오한 것이다."

-. 방언: 이교도들의 예배에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시끄럽게 외치는 방언은 더더욱 이방 종교에서 더 발견할 수 있다. 무당들도 용한(?) 무당들에게 신 내림이 있게 되면 요란하다. 우리의 기도 가운데 "하늘의 언어"라고 하는 방언에 "사랑이 없으면"("사랑하지 않으면"- 유진 피터슨, 메시지)

-.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 바울이 살던 시대에 가장 인정받는 일 가운데 하나는, "웅변", 즉 "말을 잘하는 것" "유창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재주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존경받았고, 편안한 삶이 보장되었다. 이미 이 시대에 수사학이 매우 발달했다.

이 모든 존경받을 웅변 능력도, 사랑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면 의미 없는 이교도들의 울부짖음(무당 푸닥거리?)이요, 심지어 "녹슨 문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유진 피터슨, 메시지),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 소리"(표준새번역)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바울의 생각이다. 성경의 관점(말씀)이다. '징' '꽹과리'는 이교도들의 대표적 악기다.

-. 예언하는 능력: "설교 능력"을 말한다. 사랑이 없이, 사랑하지 않으면서 외치는 설교는 사람들을 무섭게, 두렵게 할 수는 있어도 생명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지 못하는 설교, 아무리 유창한들 무슨 유익이 있는가? "아무것도 아님"(무, 無)

(여러분의 목사는 이 점에서 강단에 서는 일이 가장 두렵고, 떨리고, 긴장이 된다. 민망한 말이 될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만, 목사 안수 받기 전 8년간의 목회 말고도, 목사 안수를 받은 후의 설교 사역이 어느덧 23년이 되어간다.-1992년 4월 안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일 강단에 서려고 하면 긴장이 되어서 화장실을 3-4번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서야 강단에 오른다. 여전히 긴장한 채로.

여러분의 목사를 위해 기도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특히,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을 선포할 때, 인간의 지식이나 자랑은 십자가 뒤에 가리우고, 오직 하나님 말씀만이 정확하게, 은혜롭게, 사랑의 보자기에 싸여 선포될 수 있도록. 생명을 구원하는 말씀이 선포될 수 있도록.)

-. 지식: 지식에 따르는 위험은 지식으로 인하여 남을 멸시하기 쉽다는 것이다. "냉철한 객관성이, 사랑의 불로 뜨거워질 때 지식은 참으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사랑이 없는 지식. 이것도 역시 "아무것도 아님"(무, 無)

-. 믿음: 믿음이 때로는 잔인할 수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매일 새벽 욥기를 통해서 하나님 은혜를 많이 받았다. 욥의 세 친구 엘리바스와 빌닷, 소발은 참으로 믿음의 사람들이었다. 나름대로 하나님을 믿는 견고한 신앙에 근거해서 흔들림 없이(?) 욥을 죄인으로 몰아 부친다. 하나님을 제대로 믿었다면 "처음은 미약해도 끝이 창대한 것인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10명의 자녀들이 한꺼번에 죽은 것은 "욥 너의 자녀들이 하나님 앞에 범죄한 것이 있기 때문"이니 회개해야 한다고 회개를 촉구한다.

그들은 확신에 차 있다. 나름대로 견고한 믿음 위에 서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욥의 심장에 꽂히는 비수였다. 사랑이 없는 믿음. 이것도 결국, "아무것도 아님"(무, 無)

-. 구제: "머니 머니해도 머니(money)가 최고"라고 하는 이 시대에, 자신ㄴ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그러나 그 안에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고 하면, 자칫 상대방의 인격에 흠을 내기도 한다. "사랑이 없는 구제처럼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 이 세상엔 또 없다." "아무 유익이 없다."

-. 불사르는데 생명을 내 놓은 순교: "순교의 피"가 얼마나 소중한가. 최초의 순교자 스데반이 우리 주님 위해 순교의 피를 흘릴 때, 우리 주님은 그 현장에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벌떡 일어나셨다. 스데반이 그 예수님을 보고 이렇게 외친다.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행7:56)

우리 주님께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계시다가 왜 벌떡 일어나셨을까? 당신 위해 흘리는 순교의 피를 앉아서 받기가 미안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거룩한 순교의 피를 받기 위해서 벌떡 일어서셨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가?

그러나,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은 좋지만, 그 동기가 오만과 자기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과, 자기 예찬이라면; 순교의 죽음도 무가치한 것"이라는 의미다."아무 유익이 없다."

5.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생전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이 든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하세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하라."

"어린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하렴."

고,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마지막 말도 "사랑하세요."였다고 한다. 우리 사랑하면서 함께 가자. 이 믿음의 길, 소망의 길을 사랑하면서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