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아버지, 거두는 아들(창세기 강해 49)
◎성경/ 창26:1-11 ◎찬송/ 305장(2002.5.19. 주일오후/ 좋은교회)
1.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요. ‘일찍이 아브라함 때 흉년이 든 적이 있는데, 이삭 때에도 그 땅에 흉년이 들어서’(1절, 표준새번역), 이삭이 그랄의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로 갔습니다. 아브라함 때의 왕(창21:22, 26:26-27)과 동일 인물로 보입니다만, 그 아들이나 손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구약에서 이름이 같다고 다 동일 인물은 아닙니다. 종종 구약의 이방 민족 왕들의 이름은 ‘대표단수’입니다; 애굽- ‘바로’. 블레셋- ‘아비벨렉’).
2. 아마 이삭은 ‘애굽’까지 내려갈 심산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2절)고 말씀하시지요. 아버지 아브라함과 동일한 상황이 벌어졌으나, 아브라함이 애굽에 내려가서 받은 수치(?)(창12:10-20)를 반복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시이지요. 오히려 “약속의 땅”에 거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헤브론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헤브론은 아브라함이 사라를 위해 마련한 무덤이 있는 밭이 있는 곳입니다. ‘약속의 땅’이 출발하는 지점이지요), “지시할 땅”에 거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아브라함과 동일한 약속을 주십니다(창12:1-3).
하나님은 “땅”만 약속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복”도 동일하게 주십니다(3-4절, 창12:1-3 비교).
3. 하나님께서 이렇게 이삭을 복 주시는 이유가(“이는”- 5절상),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내 명령과 내 계명과 율례와 내 법도를 지켰음이니라”(5절하)고 하십니다. 아버지가 믿은 믿음으로 인하여 아들이 복을 받는 장면입니다.
혹자는 아버지와 아들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강변합니다만(렘31:29, 겔18:2), 적어도 “우상숭배” 죄목에 있어서는 자녀들에게 영향이 미칩니다(출20: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 사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감사한 것은 부모가 심은 복은 천대에 이른다고 하는 사실입니다(출20:6-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4. 이삭이 하나님 말씀으로 인하여 애굽까지 내려가지는 못했으나, 블레셋(평야)까지는 내려갔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 내려갔던 땅, 그랄 지역입니다(창20:1). ‘애굽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애굽의 최전방(?)까지는 내려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이 이런 존재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눈가리고 아웅!”(?)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좋으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이 때에도 “오냐!”하고 받아주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차라리 이런 경우에는 연약한 육신을 가진 인간으로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위해’ 약해진 경우니까요. 정말 우리가 경계해야 할 일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면서도’,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이 아닐까요? 심지어 더 큰 자극을 찾아 말초신경의 쾌락을 찾아 방황하는 위험한 일을 세속세계에 사는 우리가 어떻게 이기며 살 수 있을까요? ‘장발장의 빵 한 조각’(레미제라블)이 아니라, ‘샤일록의 사람 살 한 근’(베니스의 상인)이 문제라는 말이지요….
5.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 했던가요? 이삭도 아내 리브가가 너무 예쁜 나머지 아버지의 뒤를 따라서(?) 아내라 하지 못하고 “누이라”(7절상)고 하니, 이유도 동일합니다(7절하, 9절- 창20:11).
다행히 아버지 아브라함이 당한 창피는 당하지 않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삭이 그 아내 리브가를 껴안은 것(‘애무하는 것’- 표준새번역)’을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창으로 내다보고(8절- 아비멜렉도 아버지가 사라에게 관심 두었듯이 리브가에게 ‘관심’이 있었나요??), 자기 백성으로부터 이삭을 안전하게 지켜줄 조치를 취합니다(10-11절). 놀라웁게도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이방 왕을 통해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이방의 왕이지만 참으로 선정(善政)을 베푸는 왕입니다. 때로는 이방의 사람들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 받을 수 있고, 그들도 선할 수 있습니다(대하35:21, 36:23, 스1:2 / 욘1:3-16, 특히 13절). 우리의 눈을 넓혀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인 구원’을 주장하면서 전도의 무가치함을 강변하는 ‘말장난’은 금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