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과 서원: 벧엘의 하나님(창세기 강해55)

◎성경/ 창28:10-22 ◎찬송/ 364장(2002.6.30. 주일오후/ 좋은교회)

1. 드디어 야곱이 어머니의 치마폭(?)인 브엘세바에서 벗어나 하란을 향하여 출발합니다(10절). 혈연을 떠난다는 것이 생명을 보장받지 못하는 위험천만한 일인 것(창세기 강해54-1참고)을 아는 우리 청중들은 손에 땀을 쥐고 길 떠나는 야곱의 발자취에 두 눈을 집중합니다.

야곱이 한 곳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졌습니다. 아마도 여행길에 편하지 않은 지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돌을 취하여 베개하고 거기 누워 자더니”(11절)라는 말이 이를 증명합니다. 잠들기 전 밤하늘을 바라보는 야곱의 심정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지금 여름휴가차 길떠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야곱은 별의별 생각이 다 스쳐갔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잠이 듭니다….

2. 야곱은 꿈에 하나님의 사자가 하늘과 땅에 연결된 사닥다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12절). 위대한 환상이요, 위대한 비전입니다. 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야곱에게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온 교우들이 삶의 현장에서 힘들고 어려워 낙망하고 지칠 때에도 이러한 놀라운 꿈, 환상을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사자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13절). 이 말씀에는 놀라운 보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조부 아브라함이 나그네 인생을 살면서도 결코 실패하지 않게 하셨던 전능하신 하나님, 부친 이삭에게 평안을 주신 동일하신 하나님(강해54-1참고), “전능하신 하나님”(3절)께서 친히 나타나신 것입니다. 할렐루야!

3.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조부와 부친에게 주셨던 복을 이어가게 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야곱에게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셨던 약속을 그대로 축복된 약속이 되게 하십니다(12절하-14절). 참으로 잊을 수 없는 좋으신 우리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입니다.

땅의 복(13절하)과 자손의 복(14절상), 복의 근원이 되는 축복(14절하)이 어느 하나 상실하고 싶지 않은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하나님은 당신의 ‘인감도장’을 찍으십니다(15절).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15절하)는 보증의 말씀, 언약(약속)이 얼마나 소중한 언약입니까? 지금 현재 상황에서의 야곱에게 이보다 더한 보증, 보호하심이 그 어디에 있을까요? 한마디로 ‘야곱의 일생을 책임져 주시겠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우리 하나님이 이런 좋으신 하나님이십니다.

4. 야곱이 “잠이 깨어” 옷깃을 여밉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16절). ‘하나님의 현존’을 대하는 인간의 자세입니다. 야곱은 ‘두려워하면서’ 외칩니다. “두렵도다 이곳이여! 다른 것이 아니라 이는 <하나님의 전>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17절).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삶의 현장, 그 곳이 바로 ‘하나님의 전’이요, ‘하늘의 문’입니다(물론 “하나님의 교회”는 말할 것도 없지요? ‘삶의 현장’과 ‘하나님의 교회’를 이원화시키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마귀는 항상 이런 유혹을 해 오곤 한답니다).

‘하나님의 현존’ 앞에 선 인간의 자세가 “경외”로 드러나게 되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교회가 “축제”가 있어야 합니다(‘축제가 있는 교회’를 표방하는 경우가 있지요- 눅15:22-24). 그러나 축제가 ‘인위적인’ 방법으로 징치고 꽹가리 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그러면 구약에서 이삭이 “심히 크게 떨면서”(창27:33) 하나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야곱이 “두렵도다. 이곳이여!”(17절) 하면서 하나님의 현존을 고백하는 것은 성경에 없는 것일까요? 신약에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그물이 찢어지도록)심히 많은 고기”를 잡게 해 주실 때에(눅5:6),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5:8)라고 한 것은 성경에서 찢어내야 할까요? 이사야가 하나님을 뵈올 때에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라”(사6:5)라고 부르짖은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인의 자세’와 ‘축제가 있는 삶’은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합니다. 편중되면 안됩니다.

5. 야곱이 하나님을 만난 장소는 이제 ‘루스’(루쯔, זוּל)에서 ‘벧엘’(뻬트-엘, ל󰔞־תי󰔲)로 바뀝니다(19절). ‘루스’는 의미가 확실하지 않은 단어입니다. 지명 자체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 없는 땅을 “하나님의 집”을 의미하는 ‘벧엘’로 바꾼 것입니다. 그것도 ‘베개하였던 돌’을 취하여 기름 붓는 의식(?)을 행하고 말입니다(18절). ‘고난의 돌’이 ‘하나님을 만나는 돌’이 되었습니다. 이후 ‘벧엘’은 야곱과(창35:3) 이스라엘 백성에게 신앙의 고향이 됩니다. 야곱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가정, 일터, 교회의)루스를 벧엘로 바꿉시다!!>

6. 하나님을 만난 후의 야곱은 이제 하나님께 서원합니다(20-22절). 이 서워느이 내용이 “신앙인의 삶”에 모범이 됩니다. 야곱을 통해서 하나님은 하나님 주시는 “축복을 받았을 때”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쳐 주시고자 하십니다. <벧엘의 하나님을 만납시다. 그래서 축복 받고, 하나님께 삶을 결단(서원) 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