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Ⅰ(창세기 강해63)
◎성경/ 창32:3-20 ◎찬송/ 423장(2002.9.8. 주일오후/ 좋은교회)
1. ‘산 넘어 산’이라고 했나요? 인생 여정이 한 번 산을 넘어서 그것으로 완성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인생이 그리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인생은 신비한 것이거든요. 어떤 등산가가 왜 산에 가느냐고 묻자 ‘산이 있으니 산에 간다’고 대답했다고 하지요? 산을 ‘즐길 줄 아는’ 고도의 숙련된(?) 산 사나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생도 ‘산’이 있기에 ‘산에 올라’, ‘산을 즐길 줄 아는’데까지 이르는 성숙함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때로 우리 앞에 태산과 같은 산이 가로놓여 있을 때에,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네가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슥 4:7)라고 하면서 “(인생에 닥치는)위기를 (하나님 은총의)기회로” 삼을 줄 아는 수준 높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말씀입니다.
2. 야곱이 20년 동안 갈등하던 외삼촌 라반과의 사이에서 그래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10절하, 30:43참고). 그런데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는 형 에서와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형 에서는 400명의 정예부대(?)를 데리고 온다는 보고였습니다(6절; 에서는 산 사나이입니다. 아마 그가 거느린 400명은 산악을 누비며 사냥에 능숙한 오늘로 말하면 특수부대 정도였을 것입니다). 에서가 누구입니까? 동생 야곱을 죽이기 위해 칼을 갈며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렸던 사람입니다(27:41). 얼마나 다급했으면 어머니 리브가가 야곱을 멀리 라반에게로 피신시켰겠습니까?(27:42-43). 실로 ‘산 넘어 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오고 있는 에서가 화가 풀렸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형 에서의 화가 풀리면 수일 내로 사람을 보내어 야곱을 부른다고 어머니 리브가가 약속을 했는데(27:44-45), 아직 사람이 온 적이 없거든요…. 이 때의 야곱 심정을 잘 나타낸 말 한마디가 이를 확인합니다(7절상-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11절 참고).
3. 야곱은 사태를 미리 예측하고 평화사절단을 보내었습니다(3-5절). 야곱이 누구입니까? 비상한 사람 아닙니까? ‘쌍둥이’ 형을 “주(주인)”으로, 자신을 “종”으로 호칭합니다(4-5절). 확실히, ‘위기는 사람을 겸손하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재력을 드러냅니다(5절). 소위 양동작전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위기의 순간은 시시각각 닥쳐오고 있습니다.
야곱은 동행하는 일행과 짐승을 두 떼로 나눕니다(7절). 한 쪽이 습격을 받으면 한 쪽이라도 피하여 건지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러나, 에서가 거느린 400명의 특수부대 앞에서 통할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 기도의 내용이 절규(?)에 가깝습니다(9-11절). 그렇습니다. 야곱의 강점이 이것입니다. 그는 ‘높은 산을 만날 때’ 하나님께 기도하는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정직하고 의롭게 사는 일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 즉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그를 도와주시기 원하십니다. 위기의 순간에 기도할 수 있음은 그리스도인의 특권 중의 특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간 큰 사람’, ‘위험한 사람’은 기도해야 할 순간에도 기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야곱이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한가지 무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약속)”입니다(12절). 이 약속은 하나님 편에서 먼저 찾아오셔서 위기에 처한 야곱에게 주신 은혜의 약속이었습니다(28:13-15). 훗날 모세가 이 방법으로 재미(?) 보았습니다(출32:11-13,30-32). 이스라엘을 ‘크신 팔과 편 손으로’ 애굽에서 이끌어내신 분이 하나님이시므로 약속하신 땅에 들어갈 때까지 보호해 주셔야 한다는,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님께 떼를 쓰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주효(?) 했습니다. 그 훗날 느헤미야가 다시 이 방법으로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합니다(느1:5-11).
4. 야곱이 철야기도(?)를 하면서 밤새 궁리하여 얻은 방법(13절)도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입니다(14-20절). 두 떼로 나눈 것과(7절) 네 떼로(?) 나눈 것이(16-19절) 얼마나 효과 면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을까요? 한가지 진일보했다면 ‘사람’을(물론 아내와 아들들 중심입니다) 뒤로 한 것이 인명을 중시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것 역시 흔쾌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무튼 야곱은 최선을 다해 에서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남아 있는 대 결단이 있으니…. 사실, 오늘 본분은 다음으로 이어질 ‘야곱의 대 결단’을 위해 준비된 본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한 편 지금까지의 과정은 “하나님의 군대, 마하나임”을 기억하지 못한데서 기인하는 ‘겪지 않아도 될 수고’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