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Ⅱ(창세기 강해64)
◎성경/ 창32:21-32 ◎찬송/ 484장(2002.9.15. 주일오후/ 좋은교회)
1. 사람이 살다보면 위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심한 질병이나, 예기치 않은 사고, 가정 문제, 직장이나 사업상의 문제 등 위기의 종류는 많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위기가 닥쳐올 때에 그만 낙심하고 재기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위기를 당할 때 침착해야 한다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산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성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성도는 그 위기 앞에서 ‘위기야 너의 쏘는 것이 무엇이냐?’(어디서 많이 들은 말 같지요?, 고전15:55참고), 그 위기를 노려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적극적인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물론 말처럼 쉽지 않고 간단하지 않습니다….
때로 절대절명의 위기를 만나서 인생의 궤도가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자기 잘난(?) 맛 살다가 인생의 위기에 닥쳐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신(神,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경우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혹은 하나님의 구원받은 백성 가운데 심각한 위기를 만나 오히려 신앙이 겸손하여지고, 가치관이 변하여 신앙이 급속히 성숙하는 축복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에 ‘위기’가 나쁜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이 나오고, 인간지사 새옹지마(人間之事 塞翁之馬)라는 말이 생겨난 것입니다.
2. 야곱이 인생에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20년 동안 쌓은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릴 위험에 처한 것입니다. 복수의 칼을 갈던 에서가 위풍도 당당하게(?) 400명의 특공대를 거느리고 온다는 소식이지요. 정말 죽이려고(?) 오는지, 단지 야곱을 집안에 들여놓기 전에 기선을 제압하려고(?) 시위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대’를 거느리고 온다는 사실 자체는 야곱에게 심각한 고민이요,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3. ‘하나님의 군대, 마하나임’을 사열(?)했던 야곱이었지만 절대절명의 위기 앞에서 야곱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짐승을 두 떼로 나누었다가(32:7), 네 때로 나누었다가(32:19), 안절부절하는 야곱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누구도 야곱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겁쟁이라고, 믿음 없다고 비난할 입장이 못됩니다. 우리가 다 야곱과 같이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우리 같아도 야곱처럼 안절부절 했을 것입니다. 20년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데 누가 그 앞에서 담대할 수 있겠습니까?(실제로 사업에 실패하고 자살하는 사람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4. 에서에게 보내는 예물을 앞세운 야곱은 잠이 오지 않습니다(21절). 고민하기를 거듭하던 깊은 밤, 드디어 마지막 짐승 떼와 아내, 아이들을 건네고서도(22-23절) 야곱은 강을 건너지 못합니다.
1) 성경은 야곱의 이런 모습이 얼마나 안쓰럽고 측은한지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24절상)라고 표현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야곱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머니 리브가도 야곱을 도울 수 있는 입장이 못됩니다. 어머니가 개입하기에 두 형제는 너무나 장성한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용병을 살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당시 ‘용병’을 사서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늦은 것입니다.
2) ‘홀로 남은’ 야곱은 아마도 철야기도(?)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절에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천사?)(24절하)라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가 ‘홀로 되었을 때’, 그 때가 정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혼자 되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일이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홀로’ 되었다는 것은 ‘절대자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피치 못하게 홀로 되어 힘들었을 때, ‘밑져도 이익’(?)이 되니까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3) 얼마나 야곱이 간절했는지 “허리뼈(환도뼈)가 부러지는”(25절) 사고를 입었음에도 야곱은 천사의 허리춤을 놓치지 않고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하지 아니하겠나이다”(26절)라고 사생결단(?)하려 합니다. 그 진지함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28절)는 의미를 가진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으로 개명(改名)시켜 주었겠습니까?(물론 ‘져준 것’이겠지요?) 히브리인들에게 ‘이름’은 그 사람의 ‘존재’ 근거입니다. 즉, 이름이 바뀐 것은 존재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드디어, 야곱의 존재혁명이 일어난 것입니다. ‘사람’이 바뀌었습니다(고후5:17).
4) 야곱에게 있어서 ‘부러진 허리’는 ‘은혜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거기로부터 많은 민족과 왕들이 나올 것입니다(창35:11→ 출1:5의 야곱의 ‘혈속’도 같은 단어입니다). 마치 사도 바울이 연약한 육체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나오는 것을 체험한 것과 같습니다(고후12:1-10).
5. 야곱은 이 은혜의 자리를 잊지 않기 위해 ‘브니엘’(하나님의 얼굴)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30절). 비록 야곱이 ‘브니엘’을 지날 때에 ‘허리가 부러져’(환도뼈로 인하여) 다리를 절었지만, “해가 돋아”(31절) 야곱의 희망찬 앞길을 밝게 비취었습니다…. 우리에게 브니엘의 축복이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