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를 수호하라(창세기 강해66)

◎성경/ 창33:18-34:17 ◎찬송/ 401장(2002.9.29. 주일오후/ 좋은교회)

1.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농사를 들라면 “자식 농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를 대과(大過) 없이 양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시127:1)라고 고백합니다. 자녀를 잘 양육하면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아서(시127:4), “성문에서 그 원수와 말할 대에 수치를 당치 아니할 것”(시127:5)입니다. 그러나 자녀가 잘 자라주지 않으면 “부모의 근심”(잠17:21,25, 19:26)이 됩니다. 그래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겠지요? 특히, 딸 가진 부모는 항상 노심초사(勞心焦思)하게 마련입니다.

2. 야곱에게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름은 ‘디나’라고 합니다. 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입니다. 디나가 “그 땅 여자를 보러 나갔더니”(34:1)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만 “그 땅 추장 세겜이 디나를 보고 강간하여 욕을 보이는”(34:2) 끔찍한 일을 당한 것입니다. 야곱 일가도 그 땅에서 ‘먹고 살만큼은’ 되었지만(33:18-20), 상대는 그 땅 부족의 추장입니다. 문제가 심각하게 되었습니다.

3. 디나가 그 땅 여인들 구경(?) 나간 것은 일반적인 외출이라기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구석구석을 살피는 관광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시 ‘그 땅 여인들’(가나안 여인들)은 창녀들로 보아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종교는 바알 종교였는데, 비의 신이었습니다. 바알과 부인 아스다롯이 잠자리를 함께 할 때 비가 오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의 제사(숭배)라고 하는 것은 아주 난잡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바알이 흥분(?)해서 부인과 잠자리를 하게 되고, 그 때 비가 내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다고 믿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강력한(?) 자극을 위해 동성끼리의 부끄러운 일도 서슴없이 행해질 정도였습니다(창19:4-9)(엊그제 신문에 군(軍) 내 동성끼리의 성희롱이 이성간의 성희롱을 넘어섰다는 수치가 보고되었습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땅 추장이 디나를 강제로 욕보인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음을 야곱 일가는 알았어야 했습니다. 얼마나 그 땅이 이런 문제로 더러웠으면 “땅이 거민을 토해버릴”(레18:24-25) 지경이었을까요?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과 혼인 등 교제를 끊은 것입니다.

4. 그리스도인들의 자녀교육이 자칫하면 ‘진퇴양난의 궁지’(dilemma)에 빠질 수 있습니다. 세상과 담을 쌓게 하면 순결함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세상과 단절됩니다. 세상 속으로 과감하게 내 보내면 세상과 단절되는 위험을 사라지겠지만, 그만큼 죄의 유혹에 노출될 기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사도 바울은 “세상을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있는 사람이 되라”(엡5:16-21)고 말씀합니다. 분명히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이기에 우리는 심혈을 기울여 대처해야 합니다. “깨어 믿음에 굳게 서서”(고전16:13, 벧전5:8-9) “세상을 이겨야”(요16:32-33) 합니다. “문 앞에 웅크린 죄의 유혹을 다스려야”(창4:7) 합니다.

4. 세겜은 분명 “마음 깊이 디나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34:3-4). 그러나 사랑하는 방법이 야곱 일가와 너무도 다릅니다. 우선 덮쳐놓고(?) 보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에게 부끄러운 일, 곧 행치 못할 일”로 야곱 일가에게 ‘충격’이 되는 것입니다(34:7).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소위 ‘문화’(文化)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활(몸)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판단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롬12:1-2). 그러려면 끊임없는 영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영적인 판단력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몸에 배도록 하지 않으면 어느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5. 세겜의 아버지 하몰까지 동원되어 야곱의 딸 디나와의 결혼을 매듭지으려 합니다만, 이미 “신뢰”가 깨졌습니다. 이것을 “엎질러진 물”이라고 합니다. 세겜과 하몰은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34:10)고 제안합니다만, 이 제안 역시 ‘순수한(사랑만의) 제안’이 아니었습니다(14:23). 이런 상태로 양가의 결혼 관계가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어서도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혼은 순수한 동기에서, 바른 과정을 밟아 이루어져야 하는 신성한 것입니다. 여기에 잘못된 습성(때로는 ‘문화’라는 이름으로)이 끼어 들면 안되는 것이지요.

6. 야곱의 아들들은 묘책을 냅니다(34:14-17). ‘할례’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본디 할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고 하는 표시로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거룩한’ 예식이 ‘거짓의 도구’가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문화를 잘 알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에 ‘하나님의 거룩함’이 인간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속임수로 사용되게 됩니다. 경계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7. 결론은 ‘디나’를 수호하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딸’인 디나를….(잘 기른 한 명의 딸, 열 아들 부럽지 않답니다. 삿4:1-5, 눅2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