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것을 거룩하게(그리스도인의 의④)(마태복음 강해32/ 산상수훈 강해24)

◎성경/ 마7:6 ◎찬송/ 314,329장(2012.7.11. 수요기도회/ 둔산제일교회)

1. 쇠고기를 제대로 먹으려면 요령이 있다(앞다리와 사태- 육회로, 갈비- 숯불에 구워서, 안심- 고급 스테이크로, 목심- 불고기로, 등심- 등심구이로, 배부분의 양지- 국거리로, 뼈- 곰국으로). 하나님의 말씀(영혼의 양식)도 요령 있게 먹으면 좋다. 쉬운 말씀은 쉬운 대로 바로 이해하여 우리의 생활에 적용하고, 어려운 말씀은 읽고 또 읽고, 묵상에 묵상을 거듭하여 이해하고, 생활에 적용하면 아주 좋다.

2. 본문은 우리들에게 마치 소의 뼈와 같이 푹-- 고와야 하는, 즉 묵상에 묵상을 거듭하여야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말씀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 말씀을 잘 이해하면 한 단계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된다. 특히 지혜로운 전도의 방법이 요구되는 우리 한국 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높은 영양을 제공하는 말씀이 될 것이다.

3. 본문은 “거룩한 것”과 “진주”, 그리고 “개”와 “돼지”의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를 비교하면서, 거룩한 것과 세속적인 것, 즉 성(聖)과 속(俗)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이는 복음과 타락, 구원과 심판의 관계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나아가서 교회와 세속적인 세계의 관계에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말씀이기도 하다. 또한, 본문의 앞부분에 기록된 대로 서로 헐뜯어서는 안 되겠지만, 분명히 개와 돼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는 있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4. 하나님은 창1-11장을 성경의 맨 앞부분에 두셨다. 하나님은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이 부분에 성경 전체를 푸는 열쇠를 가진 주제들을 기록해 놓으셨으며, 또한 인간 사회의 실상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말씀하심으로써 인간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예비하셨다. 참으로 하나님은 치밀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는 분이다.

창3장에서 “하나님과 동등 되려고 하는”(창3:5) 인간의 어리석음이 죄와 타락을 가져왔고, 창4장에서 인간의 타락은 급기야 형 가인이 아우 아벨을 때려죽이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성경에 의하면 바로 이 가인으로부터 인류의 문화가 발전하고 있음을 창4:16절 이하에서 가인은 성을 쌓으며, 그 후손들은 건축과 유목, 예술과 기계문명을 발전시킨다. 그래서인지 세계 각국의 수도나 발달한 도시에는 인류 문명의 어두운 면을 더 많이 가지고 있고, 발전된 도시에는 마약과 폭력, 방탕과 흐느적거림이 있다(쟈크 엘룰. 󰡔도시의 의미󰡕 참고).

5. 창6장에는 타락의 편만함을 보여주는데 그 주범이 ｢네피림｣의 출현이다.(창6:4) 그들은 거룩해야 할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취하여 태어난 사람들이었다.(창6:1-2)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할 존재들이 거룩함을 유지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사람들이다. 그들은 기골이 장대한 거인들이었으나 성경은 솟구치는 힘을 가진 이들이 그 힘으로 이 땅에 평화와 거룩함을 심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거대한 힘을 넘치는 죄악의 편만함으로 이용하였다고 말한다.

이 네피림으로 시작된 인간의 타락상이 얼마나 극심하였으면 심지어 “하나님께서 땅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셨다”(창6:6)고 말씀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신이 떠나버린 이 사람들을 “육체” 곧 “고기 덩어리”로 표현한다. 후에 네피림은 “아낙 자손들”로 일컬어지면서(민13;33) 가나안 땅을 불타는 정욕으로 가득 차게 했고,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무던히 괴롭힌다.

6. 놀랍고도 감사한 일은 이러한 <가인의 문화>에 대처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 하나님께서 아벨을 대신하여 “또 다른 씨”(창4:25)인 셋을 주셨고, 셋의 아들 에노스 때에 이르러서 “그 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창4:26)고 성경은 말씀한다.

여기 하나님의 은혜가 있고 하나님의 사랑이 있다. 하나님의 은혜는 이미 창세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으며, 넘치는 타락의 현장 한 가운데 의연하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아담 → 노아 → 아브라함과 족장들 →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 → 엘리야를 위시한 남겨놓은 7천명의 사람들에게로(왕상19;18) → 거룩한 씨가 되는 그루터기와 같은 사람들에게로(사6;13) → 주님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완성 → 오늘의 교회).

7. 중요한 것은 여기 하나님의 사람들은 어느 시대나 예외 없이 자기들만 하나님의 백성, 은혜와 복음의 수혜자로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와 공도를 자신들이 먼저 솔선하여 지키고, 이를 온 세계에 알게 하는 존재로 굳게 서야 할 것임을 요청 받고 있다.(창18:19) 거침없이 흐르는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이 부여되었다는 말이다.

즉 아무리 타락한 시대에도 ｢하나님의 복음｣을 맡은 사람들을 바라볼 때에,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의와 공도,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볼 소망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당연한 인간의 응답일 것이다.

8. 여기서 우리가 인정하는 것은 우리의 상대인 세속적인 세계가 그렇게 왜소하지 않다고 하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거대해 보이기조차 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마치 노아보다 네피림의 위력이 커 보였던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보다 네피림의 후손 아낙 자손들인 가나안 거민들이 막강해 보인 것처럼, 오늘날에도 불의와 불법을 자행하는 잘못된 권력과, 타락한 세속의 힘이 더 막강해 보이는 것이다.

9. 비록 일시적인 현상이라 할지라도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열 두 제자를 선택하여 복음의 선교사로 파송할 때에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그리고 (동시에) 뱀같이 지혜로와라”(마10;16)라고 말씀하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인 윤리의 최고봉인 산상 보훈에서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것)들이 그것을(거룩한 것, 진주를)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라고 다시 한 번 염려해 주고 계신다.

따라서 오늘 본문의 이 말씀은 예수님이 얼마나 당신의 제자들을, 당신의 백성들을 뜨겁게 사랑하는지; 그 사랑이 담겨 있는 말씀이요, 동시에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지혜롭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말씀이다.

10. “진주”는 분명 복음을 일컬음이요, “거룩한 것”은 복음의 속성이 거룩한 것임을 나타낸다. 개와 돼지는 사람들을 말한다.

개는 늘 싸우기를 좋아하고 물어뜯는 사나운 성품과, 때와 장소를 가릴 줄 모르는 음욕에 불타는 음란한 성품, 그리고 토한 것을 다시 먹는 정욕의 악순환, 사나움의 악순환, 불의와 불법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벧후2:22). 이들은 한두 번 돌이킬 것을 결심하나, 전혀 죄와 정욕에서 떠나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칼빈의 말대로 하나님께 버림받은 “유기된 사람들”이다.

돼지는 자기 배만 채우려는 욕심에 가득 찬 사람들이요,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을 분별하지 못하는, 즉 성과 속을 전혀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이웃을 볼 수 없고,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통치를 볼 수 없는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복음을 아무렇게나 주지 말라는 것이다. 개, 돼지와 같은 사람들을 향한 무서운 하나님의 심판의 경고다.

11. 반문할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 “너희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말씀은 무엇인가? 서로 틀리지 않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것이다. 이렇게 반문하는 분들은 다음의 경우를 보고 스스로 답하시기 바란다.

1) 두 사람이 술에 만취되어 서로 싸우고 있는데, 아니면 폭력배들이 집단 패싸움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주 예수님을 믿으라. 예수님을 모르니까 이렇게 서로 싸우는 것 아닌가? 회개하라. 이 독사의 자식들아!” 해보라. 세례 요한이 아닌 바에야 그 결과가 어떠하겠는가?

2) 심야 영업을 하고 있는 나이트 클럽이나, 카바레에 가서 술독, 음란독 속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한다거나, 뜨거운 지옥에서 ‘앗뜨거워!’하면서 펄쩍 펄쩍 뛸 연습하느라고 한참 정신 못차리고 흔들어대는 무대 위로 올라가서(그들이 흔드는 것은 지옥 예행연습이다.?)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다 형용 못하네-”, “믿으면 하겠네, 구주 예수만 믿어-” 해 보라. 그 결과가 어떠할 것인가?

3) 한참 물건을 팔고 사느라 정신없는 새벽 도매시장에서 “우리 영생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지 않겠습니까?” 하고는, 성경을 펴면서 “여기 성경 말씀 롬3:23절에 보면 ‘모든 사람이 죄를 범했다’고 했으니 선생도 죄인이요, 그러니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읍시다.” 해 보십시오. 아마 뺨 안 맞으면 기적일 것이다.

12. 거룩한 것은 거룩한 마음에만 담을 수 있고, 진리는 거룩한 심령에만 전해지는 것이다. 생명의 말씀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전해질 수 있는 진리의 말씀이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에게 생명을 주는 거룩한 복음, 진리가 흠 없이 깨끗하게 원형 그대로 전해지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심을 볼 수 있다.

그렇다. 분명히 기독교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진리의 복음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복음, 진리, 영생이 세상의 타락 속으로 내려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타락한 세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진리 가운데로, 복음 속으로, 생명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

13. 적어도 한국의 상황에서는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면서 복음을 전한다거나,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과 막걸리를 같이 하고, 맞담배를 피우면서 복음을 전한다고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아주 위험한 것이다. 목적이 선하면 방법도 선해야 한다. 하나님이, 복음이 거룩하다면 그 전하는 방법도 거룩한 상태에서 거룩한 방법으로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14. 그런데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미 우리 교회 내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는 사실이다…. 덧붙여서 생각할 것은 믿음의 사람들도 때로는 [개와 돼지]와 같은 상태의 마음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경계해야 할 일이다.

15. 이제까지 우리는 본문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을 살펴보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깊은 의미의 말씀을 들어 보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서 마경일 목사님의 해석을 소개한다.

마경일 목사님은 우리 예수님께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신 데 중점을 두어, 오늘 본문의 “거룩한 것”을 인격의 지성소, 곧 영혼으로, “진주”를 하나님 주신 값진 우리의 달란트, 즉 재능과 기술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았다. 우리가 흔히 좋은 건강, 좋은 재주와 재능을 가지고, 그것들을 육욕적이고 깨끗하지 못하게 사용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가진 고귀한 인격과 삶, 그리고 존중받을 재주, 기술을 / 파렴치하게 만들거나, 정욕과 욕심을 위해 내 던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본문을 해석한 마경일 목사님의 해석도 우리가 귀담아 들어서 해로울 것이 없다고 본다.

[거룩한 것을 거룩하게]-- 오늘 하나님 백상으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다.